창선고사리삼합축제가 열리던 지난 18일과 19일 잠시도 자리를 뜨지 않고 무대와 관중석을 살피며 행사를 총괄하던 진우이벤트기획사 조태경 대표가 필자의 눈 속으로 줌인됐다. 세심한 눈빛으로 주위를 응시하다 카메라 담당자와 MC에게 필요사항을 주문하며 책임자다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행사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한 무대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수준 높은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했을 뿐만 아니라 행사가 끝난 후에는 알찬 기획으로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항상 한 차원 높은 이벤트 문화를 추구하기 위해 행사기획‧연출‧연예인섭외‧방송유치‧각종행사‧음향‧무대‧조명 등을 꼼꼼히 잘 챙기고 주제에 맞는 구성으로, 주최 측으로부터 언제나 인정을 받는다. 행사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날 때까지가 모두 골든타임이라는 그를 만나 그동안 있었던 일, 행사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 어떤 계기로 이벤트기획사를 운영하게 되셨는지
=중학교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그 길을 걸을 수 없어 가수들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이벤트 기획사 일을, 20년의 공직생활 중 가끔씩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고민 끝에 공무원직을 과감히 내려놓고 이 길을 15년 동안 걷게 되었다. 우리 남해군에도 수준 높은 이벤트 기획사가 있다는 것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큰 자부심으로 이 일을 최고로 잘해야겠다는 각오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그것에는 변함이 없다. 

▪ 처음으로 한 축제는 무엇이었고 어떤 축제들을 해왔는지 
=제일 처음 맡은 행사는 내산단풍축제와 미조멸치축제(미조해산물축제)였다. 언제나 주최 측과 계약이 성사되면 그때부터 머릿속은 축제와 어울리는 내용을 구상하기 바쁘다. 남해군송년음악회‧경로잔치‧동창회모임‧2015년 군민의날과 화전문화제‧2015년 미조멸치축제(미조해산물축제)5회를 했으며, 제5회 마늘축제를 주도했고, 상주달맞이행사‧상주해돋이행사‧산사음악회‧송정솔바람섬머테스티벌‧창선고사리삼합축제(단항마을바지락축제)등의 행사를 해냈다. 

타 지역에서는 하동참숭어축제를4회, 하동술상전어축제를5회, 삼천포수산물축제4회, 이외에도 많은 축제를 진행했다. 하동참숭어축제를 가져오기 위해 담당자를 50번 이상 만나 허락을 받았는데 행사가 성공적이어서 담당공무원에게도 포상을 했다. 삼천포수산물축제에 도전했을 때는 ‘군 단위에 있는 이벤트사가 시 단위 이벤트사보다 더 잘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져 쉽지 않았지만 제안서를 제출하고 제안 설명을 하여 결국 득할 수 있었다. 

일반축제에서는 노래자랑을 하지만 삼천포수산물축제에서는 가요제를 열어 가수인증서도 주며 수준을 높였다. 좀 자랑 같지만 내가 수준 있는 가요제를 처음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무슨 행사든 의뢰가 들어오면 최선을 다하는데 언젠가 “진우이벤트기획사는 작은 행사를 안 한다”는 근거 없는 말들이 떠돌아 이미지 손상이 된 적이 있다. 이번 기회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면서 무엇이든 맡기기만 하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 행사가 있을 때마다 최선을 다하여 모두 인정받고 호응도 좋은데 계속 그 행사를 연계할 수 없는 이유는 
=요즘은 정량적평가(회사신용도‧행사실적‧직원 수)를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하기도 하고 타 지역의 텃세도 작용을 하여 행사를 가져오는 게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업에 경력이 많은 사람의 실력을 알아주기보다는, 인맥 지연 혈연 등이 작용하여 설 자리를 점점 잃기도 한다. 다행히도 얼마 전 개최된 삼천포수산물축제는 경상남도의 입찰을 통해 채택이 되었기에 그 기쁨은 정말 컸다.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행사들이 많으면 좋은데 그런 기회들이 자꾸 줄어들고 있어 힘이 빠질 때도 있다. 

소규모 기획사를 위해 정량적 평가를 배제하고 제안서 내용을 바탕으로 정성적평가로 지역업체를 선정해 줄 때 실력을 더 발휘할 수 있다. 남해에 있는 업체들이 수준이 뒤떨어진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경력과 실적을 토대로 잘 선별해주었으면 한다. 인근 하동군에서는 축제 때마다 입찰을 하지 않고 담당공무원이 융통성 있게 분야별로 수의계약을 하여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준다. 하동군처럼 법 테두리 안에서 지역 업체에 일거리를 분배하는 배려의 문화가 있었으면 한다. 

▪ 행사를 할 때 모두 다 중요하겠지만 특히 중요한 부분을 꼽으라면
=음향기기가 좋아야 한다. 나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장비를 설치해서 정말 깐깐하게 체크하여 제대로 된 음향소리를 내고 있다. 출연진도 행사 수준을 좌우하기에 한창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행사 주제에 맞게 섭외하여 최고의 축제가 되도록 빈틈없이 준비한다. 돔 텐트 하나를 설치해도 날씨 상황에 따라 업자에게 이것저것을 요구하게 된다. 이렇게 꼼꼼히 챙기는 것은 실수로 인해 생기는 뒷감당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행사내용이 모두 중요하겠지만 총괄기획(프로그램)을 수준 있게 잘 짜야 하고 또 예산에 맞게 출연자를 섭외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써야 한다. 의사들은 위급한 환자에게 골든타임이 몇 시까지라는 말들을 하는데 우리의 골든타임은 행사를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이다. 그만큼 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매진한다는 뜻이다. 

▪ 남해에서 많은 일을 역임해 오신 걸고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말씀해 주신다면 
=삼동면 체육회장4년 경남해양과학고등학교 총동창회장 지족초 총동창회장을 4년하고 지금도 하고 있다. 지족3리 청년회장을 하면서 처음으로 정월대보름날 달집태우기 행사를 바다 위바지선을 이용했는데 무척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지족초총동창회에서 개교80년사 기념회를 할 때 지족초5회 졸업생인 진제 종정대선사를 모시고 추억이 담긴 영상을 상영하여 많은 감동을 준 것에 대해 지금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현재 지족초 총동창회장, 남해라이온스 이사, 삼동면 주민자치위원회 분과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다시 해보고 싶은 축제가 있다면
=2015년에 군민의날 및 화전가요제를 총괄 기획한 것은 지금 생각해도 만족이 되고 있고 어떻게 그때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위탁이 되는 순간부터 심혈을 기울이다보니 초인적인 힘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남해에서 처음으로 아이넷TV 강정락18인조악단이 왔었고 KBS합창단 KBS무용단을 초대, 정말 수준 있는 출연진들이 참가하여 축제를 했는데 그때 영상을 보면서 지금도 과연 그런 행사를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몸값이 높은 출연진들은 페이도 페이지만 지역에 음향시스템이 잘 맞지 않으면 오지 않으려고 해, 모든 스펙을 잘 갖추고 섭외를 해야 한다. 
올해 또 군민의날 행사가 개최되는데 그때를 생각하며 다시 수준 높은 행사를 열어보고 싶은 게 최근목표이다. 우리는 이벤트기획사를 영리목적으로도 운영하지만 이익창출보다 남해군의 지역이미지를 높이고 지역정서에 맞는 수준 높은 행사를 연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하나부터 열까지를 챙긴다. 군민의날 및 화전문화제를 다시 준비하는 행운이 주어진다면 정말 열과 성을 다시 성공적으로 해내보고 싶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