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주에 창선면 부윤리에 들어설 것이라는 폐각처리장에 대한 보도를 했다. 이 보도를 본 ㈜씨엔알 정효상(60년생) 대표가 의견을 보내왔다. 그 의견은 “남해에 이미 자신이 운영하는 패각처리장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본지가 그 존재를 아예 알지 못하고 기사글을 작성한 것 같다면서 현실을 바로 봐달라”는 요지였다. 실제로 본지는 ㈜씨엔알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의도치 않은 오보를 내게 된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씨엔알은 삼동면 둔촌마을에서 금송마을로 이어지는 군도 상의 한 지점에 자리하고 있었다. 둔촌마을에서 금송마을로 넘어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잡으면 금송마을 고개 마루를 넘어가기 전 오른쪽에 단박에 공장건물처럼 보이는 제법 큰 시설물이 있다. 그곳이 패각을 재활용해 유기질비료 원료를 생산하는 ㈜씨엔알이다. 현장에는 네 사람이 일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정효상 대표를 만났다. 알고보니 그는 생활체육 남해군배드민턴연합회장으로 활동했던 적이 있었다. <편집자 주>

▲의견 주셔서 고맙다. 존재를 몰랐기 때문에 보도에 반영할 수 없었다, 언제부터 가동된 것인지. 그리고 씨엔알의 의미는 
=나는 지난 99년부터 ‘남해환경’이라는 폐기물수집처리운반업체를 운영해왔다. 패각처리를 담당해오면서 패각처리장사업을 해야겠다는 구상을 하게 됐고 그것의 결과가 이곳이다. 
패각수집처리운반업체를 운영해왔으므로 패각처리문제가 패류양식어민들의 가장 큰 고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이 공장을 2011년 6월에 지었다. 건물과 기계설비 등 80% 공정이 진행된 상황에서 주민들의 민원으로 중단됐다가 2년간 밀고 당기는 협의 끝에 동의를 얻어낼 수 있었다. 2013년 5월 가동을 시작했는데 벌써 6년이나 됐다. 처음에는 폐기물재활용처리시설로 승인받아 계속운영해오다가 작년에 유기질비료생산시설로 승인받았다. 씨엔알은 클린(Clean 깨끗하게)과 리싸이클(Recycle 재활용 한다)의 첫 글자를 딴 것이다.    

▲시기를 보면 기자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경선에 나섰던 김두관 캠프에서 일했던 기간이라 이곳에 대해 알지 못한 것 같다. 여하튼 남해에 이미 패각처리장이 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을 몰라 기사에 반영하지 못한 걸 미안하게 생각한다. 설비용량은 얼마나 되나
=기사의 흐름을 보니 정말 모르고 있는 것 같기도 했지만 정말 몰랐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사정을 들으니 몰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공장의 부지면적은 1500평이다. 아래쪽에 여유부지도 1000평쯤 확보하고 있다. 생산시설은 120평, 창고동이 120평이다. 패각을 깨끗하게 정제하고 분쇄해 미세한 분말형태로 만들어내는 공정인데 1일 최대처리능력은 30톤이지만 평균적으로 15톤 정도만 처리하고 있다. 
강진만에서 발생하는 새꼬막 패각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   

“정부지원 패각처리장 설치계획은 민간업체 도와주지 못할망정 죽이려는 것”  
 

▲100% 가동하지 않는 이유는 
=관건은 톤백으로 실어온 패각에 섞인 불순물을 가려내는 1차 공정이다. 자갈이나 불순물을 완벽히 걸러내지 않으면 설비가 망가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TV수상기까지 있다. 여기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만큼 많은 비용이 든다. 걸러낸 불순문은 여수의 매립지로 보낸다. 이 매립용 처리비용이 톤당 25만 원 이상 된다는 말이다. 
만약 패류 채취 작업 현장에서부터 어민들이 바지선을 한 개 더 동원하는 방법 등으로 불순물을 좀 더 세밀하게 분류해 내면 매립용은 최소화시키고 재활용용은 1톤당 처리비용을 훨씬 더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어민들에게 아무리 당부를 해도 현장의 분류작업이 안 되는 걸 보면 그리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여전한 관건이자 숙제다.  

▲고용 인력은 
=두 아들이 여기서 일하고 있는데 이곳의 상시 고용 인력은 3명이다. 유입량이 늘면 고용도 늘릴 수 있다. 

▲경영상황은 어떤가
=패각을 재활용한 유기질비료는 토양의 산성화를 중화시키는 밭작물용 석회질비료인데 정부가 그 전해에 농민들의 신청을 받아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법으로 소비된다. 
즉 관납용으로 공급한다. 농민들의 신청 량에 따라 공급량이 결정되기 때문에 밭작물 재배면적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요즘은 도매업자들의 발길이 점점 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도매업자들은 20kg 단위로 포장해달라는 요구를 한다. 그러려면 많은 설비투자를 또 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이 사업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하지만 어민들을 위해선 누군가는 꼭 담당해야 하는 일이다. 

▲본지 보도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패류협회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폐각처리장을 설치한다는 것인데 우리 폐각처리장 하나만으로도 강진만에서 발생하는 패각은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 
민간사업자가 이미 사업장을 구축하고 있는데 왜 또 굳이 새로운 패각처리장을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돈이 공돈인가? 심하게 말하면 나를 죽이겠다는 협박으로 들린다. 우리 공장을 만들면서 그동안 여러 차례 패류협회와 지분만 나눠 공동운영하는 방안을 협의해왔는데 합의를 해놓고도 얼마못가 그 약속이 파기되는 과정을 경험했다. 굳이 새로 만들 것 같으면 차라리 우리 공장을 인수하라는 제안을 한 적도 있고 행정에 나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기도 했다. 만약 기자가 그런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사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고 생각을 했을 땐 솔직히 말하면 뭔가 흑막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했다.

▲취재과정에서 누구도 이곳의 존재에 대해 언급해준 적이 없다. 다시 한 번 오해는 하지말길 바란다.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패각을 재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는 유기질비료 말고도 엄청 많다. 예를 들면 불연성 건축자재 혼합용으로 쓰인다든지, 사료용은 물론 잔류농약 제거용 천연세제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문제는 그에 따르는 연구용역비와 관련설비 투자비용 마련이다. 
패류협회가 지금 시작하면서 단순히 유기질비료생산만 목적으로 삼는다면 적자운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문에 통영시가 예산을 반납했던 사례도 저는 알고 있다. 통영의 연간 패각 발생량이 15만 톤이나 된다. 우리 남해는 고작 5천 톤 정도다. 패류협회와 남해군행정과 함께 소포장설비 투자와 다양한 상품브랜드개발 등 한 차원 더 나아가는 방안을 우리와 함께 찾아 나섰으면 좋겠다. 언론이 그런 역할을 좀 더 많이 해주길 바란다.    김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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