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차하고 궁색하면서도 그것에 구속되지 않고 평안하게 즐기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의식주(衣食住)가 족하고 겸하여 명예까지 누릴 수 있다면 일단을 행복하다고 여기는 게 속인(俗人)의 행복관이다.
공자(孔子)가 총애했던 제자 안회(顔回:안연顏淵)는 어찌나 열심히 학문을 익혔는지 나이 스물아홉에 벌써 백발(白髮)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특히 덕행(德行)이 뛰어나 공자도 그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고 한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너무 가난하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일생동안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했고, 지게미조차 먹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외부의 환경을 탓하거나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주어진 환경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성인(聖人)의 도리를 추구하는데 열심히 매진하였다.
공자는 말했다.‘변변치 못한 음식을 먹고 누추하기 그지없는 뒷골목에 살면서도 아무런 불평이 없구나, 가난을 예사로 여기면서도 여전히 성인의 도(道) 좇기를 즐겨 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장한가.“ 그러나 그런 훌륭한 안회였지만 서른한 살에 요절(夭折)하고 말았다.
공자가 그를 높이 평가한 까닭은 그의 호학(好學)과 ’안빈낙도‘의 생활 자세에 있었다.
가난하게 살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하늘의 도리를 지키려는 삶의 철학을‘안빈낙도’로 표현하는데, 맹자(孟子)가 말하기를 ‘어짊은 사람이 편히 살 만한 곳을 택하는 데서 나오고, 외로움은 사람이 걸어가는 길처럼 바로 행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물질보다 정신이 중요하고, 정신적 안정은 편안한 쉼터의 확보로부터 시작된다는 뜻이며, 여기에 즐거움이 추가된 것이 안락(安樂)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돈으로 권력을 좌지우지할 수도 있고 명예와 부귀를 살 수 있는 게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부(富)는‘오줌, 똥과 같다는 것이다. 그것은 쌓일수록 악취를 풍기게 되고, 뿌려지면 땅을 기름지게 한다’는 톨스토이(Lev Nikolaevich Tolstoy)의 명언을 연상해 본다.
우리나라처럼 돈의 위력은 가히 가관이다. 돈의 힘은 무소불위의 권능을 갖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참으로 삭막하고 살벌한 세상을 살고 있다.
가정에는 어른이 사라져 버렸고, 학교에는 스승이 증발해 버린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존경받을 만한 지도자가 자취를 감추었고, 정치권에서도 신뢰할 만한 정치지도자 또한 실종된 지 오래다.
우리 주변을 살펴봐도 어진 백성들을 이끌고 갈만한 권위 있는 지도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세상이 약해지는 것은 약한 사람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선한 사람이 사라졌기 때문이며, 세상이 혼탁해지는 것은 더럽히는 사람이 많아서가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사람이 적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극단적 이기심과 탐욕으로 얼룩진 세상을 살아왔기에 앞으로는 선현(先賢)들이 실천한‘안빈낙도’를 가슴에 새기며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려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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