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도서관1층 다목적홀에서 지난 17일 현재 홍성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전공부에서 원예‧농업교사로 활동하며 정원 가꾸는 일을 하는 오도작가의 강의가 있었다. 오 작가는 ‘글을 심고 가꾸는 정원에서’라는 제목으로,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 줄 정원이나 텃밭을 가꾸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자신이 걸어온 길과 연관 지어 가벼운 듯하면서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전달했다. 어릴 때는 고향이 싫어 돌아오기 싫었지만 풀무학교 교장의 권유로 자신이 태어난 충남 홍성군 홍동면으로 2003년에 돌아와 후학을 양성하며 고향에서의 삶에 만족하며  ‘텃밭정원 가이드북’, ‘씨앗 받는 농사 매뉴얼’ 등의 저서를 출간했다. 

참깨를 심고 와서 아직도 얼굴이 빨갛다는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새벽4시에 형제들을 깨워 계간할 밭으로 데려 다니며 노동을 시키고, 해 떨어지면 집에 돌아오고 하는 게 싫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만 하면 다시는 안 돌아오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본의 아니게 다시 돌아와 살고 있는 고향이 이제는 정답고 편안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고 했다. 고교 졸업 후 일본에 있는 게이션 원예대학에서 3년 간 공부하고 처음 입사한 곳이, 1995년 제주도에 있는 ‘여미지식물원’이었고, 두 번째 직장은 다양한 식물을 공부하고 정원 만들기도 할 수 있는 천리포수목원이었다. 세 번째 직장은 15년 동안 근무하고 있는 지금 이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이다.

학교에서 원예‧농업교사를 하면서 씨앗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홍동면 14개 마을에 살고 있는 할머니들을 5년 동안 찾아다니며 토종씨앗들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2015년에 홍성씨앗도서관을 개관하는 데 기여했다. 학생들과 함께 만든 학교 정원 속에 있으면 정말 행복하다는 오 작가는 식물이 물감이라는 생각을 하며, 커트루드 지킬(1843~1932)이 했던 말 중 “정원은 위대한 스승 정원은 인내심과 세심한 관찰을 가르치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배우게 한다. 무엇보다 정원은 온전한 신뢰를 가르친다”는 말을 좋아하며 그것을 실감하고 있다. 
학생들과 함께 밭5천 평 논5천 평에 농사를 지으며 농사실습과 원예교육을 하는 오도 작가는 “농사는 뭔가를 가르치는 게 아니고 농사로 애들을 알아가며 신뢰를 쌓게 한다”며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강의가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을 잠깐 가졌고 옥수수와 콩 심는 실습 후 ‘나의 정원이야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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