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에서 발생하는 패각을 유기질비료로 재활용하기 위한 사업이 준비되고 있다. 그런데 벌써부터 이 사업이 인근 마을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창선 동대만의 수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일이 어떤 내용인지 본지가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이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남해패류양식협회이다. 남해폐류양식협회는 남해굴양식협회와 남해새꼬막양식협회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남해패류양식협회 회장인 정규현 씨가 남해새꼬막영어조합법인을 구성해 대표자 자격으로 남해군에 민간자본보조사업으로 유기질비료시설 신설 사업(이하 패각처리장사업) 허가를 남해군에 신청해놓고 있다. 
남해새꼬막영어조합법인은 이미 지난해 10월 8일 남해군으로부터 패각처리장 설치를 위한 개발행위허가와 건축행위허가를 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패각처리장이 들어설 위치는 창선면 부윤리 764, 765번지 두 필지의 농지다. 부윤마을과 오룡마을 사이에 있고 이곳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태양광발전설비 입지 논란을 빚고 있는 동대만 갈대밭 위쪽 산지로 깊숙이 이어진 곳에 있는 작은 소류지 바로 아래다.  
이 패각처리장의 시설계획규모는 농지전용면적 2995㎡에 생산시설건축면적이 1764㎡(1일 12톤 생산능력)이고 원료보관시설창고면적이 1625㎡(보관능력 300톤)로 돼 있다. 이 시설 가동에 필요한 예산은 약 20억 원인데 사업비의 구성비는 국비 50%, 지방비 30%, 자부담 20%인데 남해군 해양수산과 담당자는 “2020년도 사업으로 국·도비를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면서 국·도비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  

강진만 패류양식 어민들의 고충 

‘패각처리장이 군내에 꼭 필요한가?’하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한 군 해양수산과 해양보전팀과 정규현 패류양식협회장의 답변은 ‘절실하다’는 것이다. 강진만의 연간 패각발생량은 공식집계만 2500톤에 이른다고 한다. 이 집계에 잡히지 않은 양까지 합치면 총 발생량은 이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패류양식어민들은 이렇게 발생하는 패각을 1톤백 당 재활용용은 7만원, 매립용은 적게는 25만원 많게는 35만원까지 부담하면서 환경전문처리업체에 맡겨 처리해오고 있다고 한다. 남해군은 3년 전부터 이중 2만원을 어민들에게 지원해오고 있다. 이 재원은 매년 2억 원씩 지원되는 남강댐주변지역지원사업비의 지난 5년간 비축금 10억 원이며, 이를 각 어촌계와 패류양식협회에 각각 절반씩 할당해 지원해오고 있다고 한다. 
1톤당 처리비가 25만원에서 35만원에 이른다면 강진만의 각 어촌계와 패류양식어민들의 고충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더욱 심각한 사정은 패각처리장이 있는 지역의 처리장 매립용량이 거의 한계상황에 다다라 이렇게 많은 비용을 들여도 지금은 패각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고 한다. 한 마디로 말하면 군내에 패각처리장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정규현 대표는 “패각을 단순히 폐기하지 않고 유기질비료로 재활용하게 되면 전반적으로는 환경보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 아니냐?”면서 “우리 패류양식어업인들의 심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이번만큼은 우리를 좀 살려달라는 호소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근주민들은 수용할까? 

문제는 인근마을인 창선면 부윤마을 주민들의 수용성이다. 군내에서는 그동안 패각처리장 시설 입지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겪은 적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는 삼동면 봉화리 인근에 지으려고 했던 패각처리장이 결국 포기된 경험일 것이다. 
부윤2리 박주선 이장은 이곳 패각처리장 입지 문제에 대해 “밖에서 들여오는 소문만 무성할 뿐 아직 우리는 구체적인 사업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 주민들이 반대하면 들어올 수가 없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가 지킬 것이다. 이번 농번기가 끝나면 우리에게 설명부터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물음에 대해 남해군 담당자와 남해새꼬막영어조합법인 정규현 대표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우선 부지와 건축허가만 먼저 받아놓은 상황이며, 아직 국·도비 확보가 명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설명회를 가지기엔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같은 답변을 내놨다.

넘어야 할 세개의 산

하지만 이 같은 남해군과 법인의 자세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 이 문제를 여론화하는데 나선 서동현 씨 등 동대만 환경을 걱정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들은 “어떤 사업이든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들에게 자세히 설명을 해야 주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고 그래야 주민수용성도 높아진다”면서 “망운산 풍력발전이나 동대만 갈대 밭 태양광발전시설도 그러지 않아서 주민과 행정간 갈등만 키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패각처리장이 완성되기까지는 ▲동대만 환경보전을 걱정하는 주민들의 반대를 넘어야 하고 ▲부윤주민들의 허락을 얻어내야 하며 ▲국·도비를 확보해야 하는 세 가지 산이 버티고 있다. 남해새꼬막영어조합법인이 이 세 개의 험한 산을 무사히 넘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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