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마늘 수확기를 앞두고 있는 이 시기 우리 농민들의 가장 큰 관심은 올해 마늘가격이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에 쏠리기 마련이다. 그해의 마늘 시세는 가장 빨리 수매를 시작하는 제주 대정농협의 계약재배마늘 수매단가를 보면 알게 된다. 대정농협은 오는 22일부터 햇마늘 수매를 시작하는데 지난 17일 올해 산 계약재배 수매단가(구경 5.5cm이상 상품 기준)를 3천원으로 결정했다. 계약단가는 3500원이었으나 실제 수매단가는 3천원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의 3200원보다 200원 하락한 것이다. 이를 미루어 짐작해보면 올해 마늘시세가 지난해에 약간 못 미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새남해농협의 계약재배단가 역시 대정농협과 마찬가지로 kg당 3500원이었으나 최종정산 농가수취 평균단가는 3800원이었다. 이처럼 초기의 시세는 낮게 출발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상승할 때도 있다. 어느 때에 출하하느냐가 농가 소득을 달라지게도 하므로 농민들 스스로 치열하게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본지는 이를 위해 지난 3월 제2회 조합장 전국동시선거에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어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으로 선출된 새남해농협 류성식 조합장을 만나 올해 산 마늘의 시세 전망과 달라진 수매방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새남해농협은 5월 17일 농산물유통센터 준공식을 겸해 조합원 한마음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대회를 되돌아보면 이날엔 3400여 전체 조합원 중 절반이상의 조합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남해농협 본점이 있는 고현면소재지가 새남해농협의 농산물유통센터 준공으로 깔끔하게 새 단장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이 되면 당연직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게 된다. 마늘, 양파, 고추, 무, 배추가 농산물수급조절대상 5대 품목이다. 그만큼 입김이 세 지게 되는 것이다.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의 임기는 2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마늘을 생산하는 지역농협이 100개가 넘지만 연간마늘계약재배물량이 50톤이 넘는 70여개의 조합장만이 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다. 
특히 류성식 조합장은 협의회장이 된 이후 수급조절위원회에 참석해 농림축산식품부에 국내 유통 김치의 70%에 달하는 중국산 김치수입량을 대체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해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고 한다. 류 조합장은 이것이 국내산 마늘 시세를 지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마늘작황 작년과 비슷

한편 지난 4월말 전국농업단체장회의에서 올해 마늘 총생산량이 평년의 32만 톤보다 10% 정도 많은 35만 톤 정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보고됐다. 남부지방의 생산량은 줄어들었지만 강원도지역까지 마늘재배가 가능해진 기후변화 탓에 중부지방의 마늘재배면적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또한 지난겨울 기상도 좋아 작황이 좋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최종적인 작황은 종을 뺀 다음부터 수확하기까지의 보름간의 기간에 결정되는데 이 시기 전국적으로는 비가 적게 내려 밭작물은 가뭄을 겪었다. 4월말 예축했던 것에 비해 총생산량 예측이 평년수준으로 하향 조정됐다. 따라서 가격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게 최종예축이다. 
마늘은 양파와 작부시기가 같은 품목이다. 양파파종면적이 줄어들면 마늘파종면적이 늘어나는 상보관계인 것이다. 양파의 경우 2년 연속 수급조절을 위해 평당 1만500원의 보전가격에 많은 양의 산지폐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마늘농가의 경우 산지폐기에 응하는 사례가 거의 없었다. 
새남해농협의 올해 산 마늘종 경매물량은 총 710톤이었다. 지난해에는 700톤에 27억3천만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710톤에 25억8천만 원을 기록했다. 마늘종 가격 또한 마늘 경매시세에 영향을 미치는데 대개 마늘종 시세와 같은 패턴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를 미루어보아도 올해 산 마늘 시세를 대략 예측해볼 수 있기도 하다.    
품종별로 보면 대서마늘은 재배면적이 늘고 재고도 남아 있어 지난해에 비해 시세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축되지만 남도마늘은 수급조절이 잘 돼 지난해와 비슷한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는 게 류성식 조합장의 분석이다. 또한 그는 남해산 마늘은 1등품은 우리 농민들이 수확 후 관리를 잘해 다른 지역보다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2등품은 종자용으로 판매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해놓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시세와 비슷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다. 감량 분을 감안할 때 조기의 시세가 좋으면 조기에 판매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측도 덧붙였다.

일손 덜어주기 위한 정책들    
 
남해산 마늘의 총생산량은 10년 전에 비해 1/3수준으로 떨어졌다. 13년 전 새남해농협 합병당시 6천 톤에 이렀던 것이 1800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밭뙈기거래가 자취를 감춘 대신 개별농가가 택배로 판매하는 양이 400톤 수준으로 늘어나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새남해농협은 최근 들어 개별경매를 원하는 농가가 늘어남에 따라 특등품에 한해 개별적 경매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이것이 초기 경매가격형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농가수취가격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새남해농협은 농가의 일손을 들어주기 위해 3~4등품은 뿌리를 제거하지 않아도 수매를 해주는 제도를 도입한다. 어차피 3~4등품은 흑마늘진액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또한 100망사 이상 계약재배를 한 151농가에 한해 마늘도 산물벼 수매형식처럼 5일 정도만 말린 후에 대만 잘라 가져오면 이를 받아주기로 했다. 그 물량은 약 200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일이 뿌리를 제거해야 하는 품을 들이지 않도록 해 일손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정산은 산물벼 정산방법처럼 13~15%의 평균수분감량감모율을 적용하게 된다.  

류성식 조합장은 남해의 마늘농사에도 조합원들의 새로운 노력이 투여돼야 한다고 말한다. 대서마늘의 경우 평당 7kg 이상 생산되고 시세가 3천 원 정도이면 평당 2만1천 원의 소득을 올릴 수 있는데 남도마늘의 경우 평당 생산량이 4kg에 불과해 평당 소득이 1만6천 원 선에 그치는 실정이어서 남도마늘도 평당 생산량을 5kg까지 높일 수 있는 영농법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1)토질을 개선하고 2)완숙퇴비를 충분히 투입하며 3)겨울철에 영양제를 투입하는 것이라고 한다. 육지에서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마늘조합장협의회장이 됨으로써 평소보다 2배나 더 뛰어야 하는 류성식 조합장은 “마늘가격의 지지로 우리 조합원들의 마늘생산기반을 지켜주는 것이 곧 조합의 존립을 지키는 일”이라면서 “오는 27일부터 2박3일간 경남마늘조합장들과 함께 제주 대정농협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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