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면 관음포 둑방공원에서 지난 주말 치러진 제4회 관음포 둑방 봄꽃&땅두릅 축제에 가봤다. 노란색의 절정인 유채꽃이 만발한 1km에 달하는 둑방길을 걸어도 보고 처음 맛보는 땅두릅 튀김도 원이 남지 않을 정도로 먹었다. 둑방길을 걸으면서는 아직 모내기 전의 비어 있는 관음포만 간척지들녘을 보았고, 그 끝에서 만나는 관음포만 갯벌에 선명한 유선형 물길자국도 감상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지 않을 수 없었다. 튀김가루 안의 땅두릅은 특유의 향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막걸리가 일찍 동이나버려 아쉬웠다. 고현권역활성화사업의 일원인 오동나무공방에서 목공을 배우는 대장경판각보존회 회원들이 만든 목공품을 사거나 체험할 수 있었던 것도 별미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차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점이었다. 앞으로 주차장은 해안 쪽 둑방길을 회차가 가능하도록 만들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역시 근본해결책은 못 될 것 같았다. 내년을 대비해서는 주차장 확보 문제 해결책을 지금부터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해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행사장을 찾은 주민들은 “축제는 지역에 맞게 열려야 하는데 이번 축제가 지역의 정서를 잘 반영한 축제로 앞으로 인근 간척지에 유채를 심어 규모가 확대된다면 우리 지역의 대표축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밝히고 있다. 

창선삼천포연륙교가 개통된 이후 남해를 찾는 관광객들의 동선이 킬러콘텐츠인 독일마을과 남해원예예술촌, 내산자연휴양림, 나비생태공원, 미조항, 상주송정비치, 금산 보리암, 미국마을, 용문사, 앵강다숲, 가천다랭이마을로 연결되는 국도3호선으로 몰리면서 기존의 관문이었던 설천면과 고현면의 관광지로서의 활력은 위축일로를 걸어왔다. 
동남권역은 흥하고 서북권역은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남해의 서북권역의 경제, 즉 관광산업 부흥을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새로 개통된 노량대교라는 인프라와 새로 지은 이순신순국공원이 힘을 발휘해줘야 하는데 아직은 만족스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실 설천면과 고현면은 역사와 문화가 바탕이 된 매력 있는 관광 요소가 더 많다. 이순신 장군의 순국성지이자 팔만대장경 판각성지로서의 고현면, 고고한 남해선비정신의 요람이자 남해 3.1독립만세운동의 발상지였던 설천면을 구슬로 꿰지 못해 보배가 되지 못했을 뿐이지 구슬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국도19호선 4차선 확장공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국도3호선의 교통정체를 피하는 방법으로 노량대교를 남해관광산업의 새로운 관문으로 부활시킬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관광은 본시 문화와 역사라는 든든한 바탕 위에 세워지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섬진강 권역의 하동 악양면,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 등 관광요소와 남해의 고현 설천의 관광요소를 잘 연계시키는 방안만으로도 고현 설천면의 관광산업을 부활시킬 가능성을 훨씬 더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고현면과 설천면의 관광 매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남해읍경제를 살리는 첩경이다. 국도3호선으로 몰린 관광객들의 동선을 남해읍 쪽으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가만히 되짚어보면 갈화항 왕새우 축제와 설천면의 벚꽃길 굴 축제는 지역민이 주인공이 되는 작지만 알진 축제다. 여기에 고현면의 둑방 봄꽃&땅두릅 축제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가능성을 새로이 열어젖혔다.
유람선 크루저가 가능한 노량 회집타운, 환상적인 벚꽃 길에 양몰이체험이 가능한 구두산, 팔만대장경 판각성지인 대국산성과 화방사 등은 앞으로 서북권역의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요소다. 다만 어느 정도의 속도를 확보할 것인지가 문제일 뿐이다.
관음포만 간척농경지에 대규모 유채꽃단지와 연꽃단지를 조성해서 판을 키우는 방안도 조심스레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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