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을 보내고 온갖 꽃들이 섬을 환하게 밝히는 4월이 되면 우리 남해에는 다른 농어촌지역과는 다른 특이한 장면이 펼쳐진다. 각 읍면지역 중심학교의 동창회 행사가 열리는데 그 주말만큼은 지역사회가 시끌벅적해 지는 것이다. 
이 행사장 가운데에 있어보면 인구 걱정을 할 필요조차 없었던 예전의 남해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왜 모두 고향을 떠나 사는 것일까? 은퇴 후엔 고향으로 돌아올 자원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가 인구감소 걱정을 그리 크게 해야 하나? 어쩌면 4만5천명인 현재의 인구가 남해의 경제규모에 가장 적합한 수준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남해군의 인구 문제의 핵심은 가장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할 19세부터 39세까지의 세대가 그 밖의 세대에 비해 크게 부족한 기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남해군이 밝힌 최근 10년간 남해군의 세대별 인구감소통계 추이를 보면 19세부터 39세까지의 세대 감소율은 35.2%로 평균 인구감소율 11.7%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 나이대의 특성은 군복무기간을 포함하여 대학을 졸업한 뒤 직업을 선택하고 가정을 꾸리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 한 사람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출생시키는 인구상의 구성인자로서 의미가 성립되는 과정이 이뤄진다. 따라서 한 지역의 인구 문제의 해결책은 그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해줄 수 있느냐가 열쇠 그 자체이다. ‘광주형 일자리’니 ‘군산형 일자리’ 등 각 자치정부마다 지역의 근간산업을 지키고 기업을 살리기 위해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쏟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남해군의 인구 문제도 이러한 핵심 고리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우리 남해군의 인구 정책 역시 19세~39세 세대에게 지역에 안착할 수 있는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일터는 남해에 있는데 거주지를 다른 곳으로 정한 일 부류에 대한 해결책은 문화생활이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측면에서 다룰 그 다음의 부차적인 과제다.) 
우리 남해의 일자리 창출분야가 내륙과 같이 제조업일 수 없다는 사실은 토론해볼 여지가 없다. 서면 중현지구에 조선업을 일으키고자 했던 시작으로부터 남해IGCC발전소 유치계획으로 승계시키기까지 지난 십 수 년 동안의 정치·행정적 과정을 되돌아본다면 누구도 이 점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인력과 전력, 공업용수, 물류비용 등 기본적인 요건 중 어느 한 가지도 유리한 점이 없다. 남해에 큰 제조업체를 유치하기는 정말로 어렵다는 현실이 입증된 마당이라면 우리군의 19세~39세 세대의 확보전략은 과연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남해군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거양할 수 있는 인구 전략을 찾는 데에 가장 먼저 집중해서 봐야 할 대상은 바로 남해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일자리를 찾아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향우들이어야 하지 아닐까? 4월에 열리고 있는 각 지역 중심학교의 동창회 행사에 참석한 향우들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커진다.          
그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에 다시 지역으로 되돌아와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충분하다면? 그리고 그것이 고향을 위해 최고로 헌신하는 길이며, 어릴 적부터 그것을 최고의 영예로 삼는 어른들을 보면서 자란다면? 남해군이 선언한 청년친화도시 만들기 정책이 진정한 성과를 거두려면 이러한 이념기반부터 닦는 일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밀접하게 연관되지 않은 일이 없고 홀로 떨어져 성공할 수 있는 사업도 있을 수 없다. 4월의 수많은 동창회 행사장에서 필자는 기초산업인 농수축임특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산업을! 음식업, 숙박업을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을! 문화, 대안교육, 건강과 복지, 자연생태와 농어촌문화, 해양레저체험 등의 지역자원 간 사업자 간 상생을 도모하는 것이 당연지사가 되는 남해군만의 비전을 공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현재 200명 수준의 출산 인구 자원을 가지고서 어떻게 30년 뒤의 남해의 비전을 논할 수 있겠는가!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