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만나는 4인4색 작가 중 두 번째로 초청된 이성복 작가를 지난 2일 남해금산 마운트휴게소에서 만났다. 노영식 부군수와 관계 공무원 독서동아리 군민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서동아리 회원인 정성아 씨의 바이올린 연주가 식전 축하 공연으로 올려졌다. 
장영진 독서학교 교사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행사에서 노영식 부군수의 작가 소개에 이어 ‘남해금산에서’라는 주제로 두 시간 동안의 강연이 있었다. 이 시인은 1952년 경북 상주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문학박사 전 계명대 불어불문학과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한 이력이 있다. 시인들이 사랑하는 시인인 이 시인은 1977년 계간 문학과 지성 겨울호에 ‘정든 유곽에서’로 등단했고 저서로는 ‘남해금산’‧‘그 여름의 끝’‧‘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래여애반다라’‧‘어둠 속의 시’, 시선 ‘정든 유곽에서’‧‘고백의 형식들’, ‘사람은 시 없이 살 수 있는가’ 등이 있다. 
이 시인은 “남해금산을 시로 쓸 줄 몰랐다.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가 수려한 산과 바다가 눈에 들어왔고 느낌이 좋아 신화 같은 시를 썼다. 물과 흙의 혼례로 신화가 발생하기 적당한 곳이 바로 남해금산이다. 어느 곳은 신화가 깃들 것 같은 강력한 곳인데도 신화가 없다. 남해금산은 남자와 금자의 그 부드러운 ㅁ의 음소로 존재한다”며 “모든 어머니, 물과 무너짐과 무두질과 문과 먼 곳 몸과 물질의 그 영원한 모성의 ㅁ을 가리우고 있는 남해의 ㄴ과 금산의 ㄱ은 각기 바다의 유동성과 산의 날카로움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남해금산은 내 정신의 비단길 혹은 비단 물길 끝의 서기瑞氣 어린 산으로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존재할 것이다. 1986년 봄에 두 번째 시집 ‘남해금산’을 펴낸 다음 나는 남해군 공보실에 시집 한 권을 부쳤으나 종내 소식이 없었는데 그 인연이 이제야 이루어졌다”는 소회를 밝힌 후 8편의 시를 통해 뒷이야기들이 이어졌다.
이날 참석자들은 시인의 몸짓과 언어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며 2시간 동안을 함께 했다. 궁금한 점이 있는 사람은 질문을 통해 그것을 해소하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강연주제인 ‘남해금산에서’의 기분을 더 느끼게 한 ‘남해금산 마운트휴게소’에서의 이성복 시인 초청 강연은 많은 여운을 남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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