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남 군수는 지난달 19일 군정현안에 대한 언론브리핑을 열었다. 장 군수는 이날 군정현안으로 세 가지를 설명했는데 첫 번째가 쓰레기 처리 문제, 두 번째가 먹는 물의 안정적인 공급, 세 번째가 군청사 신축과 관련된 문제였다. 이 중에서 쓰레기 처리 문제와 군청사 신축과 관련한 문제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되었던 문제이지만 먹는 물 안정적 공급을 위해 광역상수도 복선화를 추진하겠다는 내용은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먹는 물의 안정적인 공급 방법으로 광역상수도 복선화가 왜 절실하고 또한 언제쯤, 어떻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인지 알아보았다.  <편집자 주>

장충남 군수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먹는 물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광역상수도(남강댐 물) 복선화를 추진하겠다”면서 “광역상수도 공급라인이 사천 쪽 한 곳 뿐이라 예기치 않은 사태로 공급라인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남해군 전체가 식수를 공급 받을 수 없게 돼 재난에 해당하는 심각한 식수난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듣고 보니 모골이 송연해지는 말이었다. 그동안 우리는 왜 이 같은 현실을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왔을까?

갈수기만 되면 심각한 식수난을 겪어왔던 우리가 남강댐 물을 공급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으로 이는 창선삼천포연륙교가 연결되면서 가능해졌던 것이다. 그로부터 15년이 경과하고 있다. 남해군이 수자원공사와 체결한 남강댐 물 계약배분량은 6500톤이다. 여기에 임의배분량 6500톤을 합쳐 1일 1만3000톤을 공급받고 있다. 배분량은 수자원공사와 협의를 거쳐 정한다. 
우리군의 상수도보급률은 약 70%로 1일 2만2천 톤 가량 된다. 이 중 광역상수도가 64%인 1만3천 톤이고 나머지 36%인 7200톤은 마을간이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마을간이상수도는 분기마다 용역기관을 선정해 수질검사를 해오고 있다. 

남해군이 연간 공급받는 남강댐 물은 471만5810톤이다. 톤당 가격은 물 이용부담금 103원을 포함해 535.8원으로 연간 19억9423만2840원을 부담해오고 있다. 군은 우리군의 상수도 누수율을 31.1%로 추산하고 있다.(유수율 56.3%, 무수율 43.42%-청소, 소방용 등, 누수율 31.1%) 이를 연간 공급받는 남강댐 물 양에 적용하면 연간 146만 톤가량을 땅 속으로 흘려버린다는 말이 된다. 돈으로 환산하면 6억 원을 그냥 버리는 꼴이다.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남해군은 지난 2017년 박영일 군수시절 2018년 환경부 공모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사업비 275억 원을 확보해 2022년까지 5년간 연차적으로 남해읍, 창선면, 삼동면, 이동면, 남면, 서면 6개 지역의 노후상수관로 110.9km 교체하게 된다. 이 사업은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함께 진행한다.  

남해군의 상수도 특별회계는 153억 원, 하수도 특별회계는 167억 원 규모다. 상수도요금 현실화율은 57.9% 정도라고 한다. 생산비가 100원이라면 소비자는 57.9원만 내는 것이다. 이 적자폭을 일반회계에서 특별회계에 충당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남해군은 상수도요금은 16년 만에 7%, 하수도요금은 11년 만에 평균 14.8%, 분뇨수집운반처리수수료는 30.3%를 인상한다. 상하수도 요금 인상에 관한 조례는 지난 4일 공포됐다. 이에 따라 5월 4일부터는 인상된 요금이 적용된다.  

대명리조트 등 대형시설 완공시점에 맞춰야

우리군이 남강댐 물을 받아 정수과정을 거쳐 배수하는 시설은 모두 10곳이다. 창선 옥천정수장(율도배수지), 삼동 지족 가압펌프시설, 남해읍 아산, 봉성정수장, 이동 난음정수장, 고현면 선원, 대곡정수장(설천선), 상주면 상주정수장, 미조면 항도정수장, 남면 우형정수장, 서면 노구정수장이 그곳이다.  
유일하게 설천면에는 정수장시설이 없다. 이에 따라 설천면 월곡, 감암, 덕신, 노량지구는 광역상수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설천면에 광역상수도를 공급하는 라인은 대곡정수장인데 수압이 약해 가압장치를 가동해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장충남 군수가 먹는 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광역상수도 공급라인 복선화를 주요 현안으로 들고 나선 것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인한 재난을 예방하는 차원이지만 이 같은 설천면민들의 애로를 해결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또한 남해IGCC나 대명리조트와 같은 대형 물 소비시설이 들어서게 되는 미래에 준비하기 위한 것이다. 

먹는 물, 공업용수 안정적 확보가 미래 담보 

그렇다면 광역상수도 복선화는 어떻게 이뤄지는 것일까? 한 때 우리는 노량대교가 가설되면 당연히 노량대교를 통해 상수관로를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하지만 현수교에는  이 같은 설비를 수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노량해협으로 광역상수도 라인을 연결한다는 말은 해저관로를 매설하는 것을 말한다. 미조면 조도에도 해저관로를 통해 수돗물을 공급하므로 현대기술로 해저관로를 연결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문제는 더 많은 공사비를 어떻게 확보하느냐이다.       

우리가 하동 쪽 라인을 통해 광역상수도를 공급받으려면 하동군 금남면 덕천리(하동 전도IC 부근)에 있는 덕천정수장에서 고현면 대곡정수장까지 약32km 구간(덕천정수장↔노량대교 8km↔노량해저관로 1km↔대곡정수장까지 23km)을 연결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는 어림잡아도 적지 않은 사업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는데 과연 얼마나 짧은 시간 안에 환경부로부터 사업비를 배정받을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대두된 것이다.     

장충남 군수는 지난달 19일 언론브리핑에서 “공급가능여부 검토는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우리군의 수도정비 기본계획 변경과 광역상수도 배분량 조정을 위한 수자원공사와의 업무 협약, 환경부의 광역 및 공업용수도 수도정비 기본계획에 반영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해군이 광역상수도 복선화 사업을 과제로 치켜 든 이상 수년 안에 입안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장 군수가 환경부 문턱이 닿도록 뛰어다닐 것이라는 전제를 깔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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