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가 시작된 이후 남해군과 하동군 자치수장들이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첫 번째 만남은 지난해 11월 22일 하동에서, 두 번째 만남은 지난달 26일 남해에서 이뤄졌다.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것인데 첫 번째 만남에서보다 두 번째 만남에서는 훨씬 더 진전된 상생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두 번째 만남에서 양 지자체는 다섯 가지 상생협력 방안에 합의하고 서명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발전 현안사업 상생협력 △지역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협력 △공무원 인적교류·정책 우수사례 공유 △청소년 전통·문화·환경 체험프로그램 운영 △지역 환경문제 공동 협력이다. 
여기의 지역발전 현안사업이라 함은 우리군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현안인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공동 건립, 광역상수도 복선화 등을 말한다. 우리 남해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사안들인데 여기에는 하동군의 협력이 절대적이다. 생활폐기물 공동소각시설은 하동화력발전소 인근의 기존 하동생활폐기물처리장을 활용할 계획이므로 하동군민들의 이해가 전제되고 동의가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금성, 금남, 진교면 주민들은 하동화력발전소로 인해 누적돼온 환경오염 피로도가 커서 하동군과 의회는 소각시설 공동 건립에 관해 말조차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 군이 상생협력을 위한 이벤트를 계속적으로 해나가는 이유는 이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탐색으로 보인다.          

최근 장충남 군수가 밝힌 광역상수도 복선화 과제 역시 하동 덕천정수장→노량(8km)→노량해저관로(1km)→고현 대곡정수장(23km)를 새로 연결(총연장 약 32km)하는 것인데 이 역시 하동 덕천정수장에서부터 상수관로가 시작되기 때문에 하동군의 협력이 절실하다. 식수의 안정성 확보와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는 식량, 도로, 전기와 마찬가지로 주민생활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우리 남해의 입장은 시쳇말로 손을 비비기라도 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우리가 얻는 것만큼 우리도 하동에 주는 ‘기브 앤 테이크’ 관계를 형성하면 문제될 일이 아니다.     

하동과 남해, 남해와 하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적 관계다. 남해가 하동을 안지 않고서는 육로를 가질 수 없고, 하동은 남해를 안지 않고서는 해양을 가질 수 없다.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 부족한 것을 보충·보완해주는 관계가 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성장 동력을 훨씬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남해와 하동은 ‘이웃사촌’에서 ‘피를 나눈 형제’로 관계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이 형제관계는 사천 여수 광양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리적으로 보면 우리 남해가 딱 가운데 위치해 있어 키(key) 역할을 할 수 있다. 남해의 역할에 따라 남해의 격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간접자본시설(SOC-한려해저터널 등) 예비타당성검토를 거쳐야 하는 국책사업을 입안할 때 남해, 하동, 사천, 여수, 광양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기만 하면 기대 이상의 큰 효과를 거들 수 있을 것이다.

이의 단초인 남해와 하동이 먼저 형제가 되기 위해서는 군수와 의회 등의 공공기관의 교류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행정이 놓은 오솔길을 민간부문이 열심히 오가면서 소통과 교류의 고속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노량대교로 두 지역이 더욱 가까워진 만큼 주민들의 교류도 많아져야 한다. 문화단체 등 각급 주민단체가 앞장서는 것도 하나의 길일 것이다. 두 지역 문화관광산업분야의 킬러콘텐츠를 네트워킹해서 방문객을 주고받는 일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상징화 시켜보자면 녹차연구소와 마늘연구소가 공동연구로 융합브랜드를 만들어 내거나, 두 지역의 청소년단체가 여름방학 때 미조항에서 화개장터까지 왕복걷기를 하는 장면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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