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李伯), 두보(杜甫)와 더불어 중국의 3대 시인(詩人)으로 유명한 당(唐)나라 백거의(白居易)의 시(詩) 춘풍(春風)에서 유래했다.
“춘풍선발원중매(春風先發苑中梅) 
봄바람에 정원의 매화가 
먼저 피어나고
앵행도리차제개(櫻杏桃李次第開)
앵두 살구 복숭아 오얏 꽃이 
차례로 피네
제화유협심촌리(薺花楡莢深村裏) 
냉이꽃 느릅나무 열매 마을 안에 
깊숙하니
역도춘풍위아래(亦道春風爲我來) 
봄바람은 날 위해 온다고도 
말하리라.” 
봄이 되면 매화가 제일 먼저 피고 
나중에 앵두나무 살구꽃 복숭아꽃
배꽃이 차례로 핀다.
옛사람들은 이를 일컬어 역시 
봄의 전령사는 매화이고
추운 날에도 먼저 피는 기개(氣槪)가
으뜸이라고 했지만 
늦게 피어도 아름답고 자기 성장의
원리에 따라 자라고 꽃피고 
열매를 맺는다.
매화 앵두 살구 복숭아 배꽃들은 
언뜻 보면 모두 비슷해 보이지만 
피는 시기도 조금씩 다르고, 
열매는 아주 다르게 맺는다.
각기 꽃들이 차례를 다투지 않고 피어나고, 제 빛깔 제 향기를 독특하게 나타낸다.
우리는 지금까지 엄동설한(嚴冬雪寒)을 겪고 일찍 피는 매화만 주목하는데, 자기 기질대로 저마다 독특한 꽃망울과 열매를 맺는 다른 나무들도 주시해야 한다.
이른 봄 매화가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면, 곧이어 비슷한 시기에 앵두 살구 복숭아 배나무에 차례로 꽃이 피면 완연한 봄인 것을 알 수 있다.
 이 다섯 나무의 꽃은 잎이 5장으로 둥근 모양을 하고, 가운데 수술이 있으며, 색상도 연분홍색이나 흰색으로 비슷하게 피어서 얼핏 보면 분간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리고 잠시 피웠던 꽃이 진 뒤에는 모두 초록으로 무장하고 열매를 감추고 있어 그저 나무로만 보일 뿐, 열매가 익기 전까지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다섯 나무 들은 겉모습만 비슷할 뿐이며, 제각기 다른 시간이 필요하다.
초여름에는 앵두와 매실, 살구가 익는다. 한여름에는 복숭아, 가을에는 배가 익는다.
각기의 과일들은 향과 맛과 영양성분이 달라서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할 수가 없다. 모두가 우리에게 필요하고 나름의 특성과 맛이 있기 때문이며, 이들은 모두 그 자체로도 소중한 존재다.
머지않아 봄이 되면 봄기운과 햇살에 따라 온갖 꽃들이 피어나 자태를 뽐낸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차례대로 핀다거나 다투어 핀다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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