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들은 지난달 28일 남해군이 주최한 남해초와 해양초 통합방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두 학교 주체들이 어떤 의견을 내놓았는지 궁금히 여겼을 것이다. 두 학교의 통합 안이 공공기관들의 이전신축 계획을 전면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관건으로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의 결과를 한 마디로 압축해 설명하자면 ‘장기적으로 볼 때 두 학교를 통합하자는 안에는 반대하지 않으나 그것은 오로지 교육적 요인에 따라 교육주체들이 자주적으로 결정할 일이지 남해군청 등 공공기관의 이전이라는 교육외적인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교육외적 기관이 이를 제기하고 추진하는 것은 온당치 않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물론 공청회를 주재한 남해군 주무관들은 이날의 공청회를 통해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통합에 관한 의견만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전제하면서 5년 후인 2024년 남해읍의 입학생수가 63명에 지나지 않는 현실을 2017년도 인구통계기준을 근거로 제시했다. 두 학교 주체들이 두 학교의 통합 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주면 이를 근거로 군의 주요정책을 입안해 나가겠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남해군이 공공기관의 이전을 염두에 두고 의견을 구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오늘 공청회를 남해교육지원청이 주관하지 않고 왜 굳이 남해군이 나섰느냐는 질문을 던진 데서 공청회를 주관한 남해군과 이를 바라보는 두 학교 주체들의 시각이 확연하게 엇갈렸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진화에 나선 배진수 남해교육장은 “두 학교가 현시점에서 통합 대상학교로 지정된 것이 아니어서 교육지원청이 주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청회를 지켜 보면서 필자는 언론이 공청회의 의미를 너무 앞질러 해석했구나 하는 점을 여실히 느꼈다. 남해초등학교 건물의 안전등급 결과를 공공기관 이전과제에 너무 과도하게 오버랩시켜 두 초등학교의 통합 안이 공감대를 형성하기만 하면 그것이 곧 남해읍 도시계획을 전면적으로 새로 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은 언론이 현실을 너무 무시한 예단이었음을 절감했다. 

그러함에도 필자는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두 학교 주체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5년 뒤 두 학교의 모습을 우리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면, 그리고 앞으로 두 초등학교에 진학할 학생들의 교육환경을 지금보다 훨씬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미래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필요는 있지 않느냐는 말이다. 그리고 그 노상에 군민(남해읍민)의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무조건 배척만 하려하지 말고 그 내용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두 초등학교가 통합대상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통폐합하기보다는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를 보다 많이 확보하면서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새로운 학교를 지을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아야 한다. 만약 남해대학 앞쪽의 남해군과 남해교육지원청 소유의 부지에 남해초등학교를 새로 짓는 방안이 가능하다면 현재 남해초등학교 학생들은 현재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는 공정기간에 겪어야 할 불편함 없이 수업을 할 수 있고 새로운 학교가 준공되는 동시에 옮겨갈 수 있게 된다. 나아가 한층 업그레이드 된 교육환경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일거다득의 효과가 있음에도 이를 검토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현 두 학교의 주체들은 나중에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질타를 받을 수도 있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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