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하영제 전 남해군수가 본사를 방문했다. 기해년 설을 앞두고 군민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싶어 온 것이었으리라. 본지를 통해 설날 인사를 군민들에게 전하는 방법보다 더 효과가 큰 방법은 없을 것이다. 일찍 일어나는 부지런한 새가 모이를 먼저 찾듯이 열심히 발로 뛰는 사람에게 본지의 설날특집 인터뷰 기회가 주어지는 건 어쩌면 노력에 대한 당연한 보답이 아닐까? 그의 설날 인사를 전하는 것에서 나아가 그가 이토록 열심히 그 무엇인가를 위해 뛰어다니는 그 무엇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하영제! 아득하기는 하지만 본지의 기억을 되살리면 그는 거창군수 시절부터 꾸준히 본지에 기고를 했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본지 인터넷홈페이지에서 그의 이름을 넣고 검색을 해보면 모두 735건의 기사가 검색된다. 이쯤 되면 적어도 정치인 하영제를 키운 요람이 본지였다고 해도 지나친 억측만은 아닐 것이다. 
그는 지난 2002년부터 2006년까지 민선3기, 그리고 민선 4기 남해군수로 재선에 성공한 뒤 2007년 말 중도사퇴 시까지 6년간 남해군정을 맡았다. 2007년 12월 7일! 아직도 우리는 당시 그가 총선 출마를 위해 스스로 군수직을 내려놓았던 그날의 기자회견 모습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예측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이런 선택과 결정이 가져온 파장은 만만찮았다. 또한 국회의장이 되는 마지막 관문인 6선 도전을 앞둔 현역 박희태 의원의 힘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 상황 속에서 그의 총선출마를 위한 군수직 사퇴는 실제로 이듬해 4월 총선 구도에 격변을 불러왔다. 

그런데 그는 제18대 총선일(4월 9일) 직전인 2008년 3월 6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산림청장에 발탁됐다. 그에게는 행정가로 복귀하는 회생의 길이 열렸지만 박희태 전 의장에게는 공천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던져졌다. 공천권은 하동출신 여상규 의원에게 돌아갔다. 
산림청장이었던 그는 2009년 2월 23일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랬던  기간 중 2010년 6·2 지방선거를 통해 김두관 전 군수가 경남도지사에 당선되고, 10·28 양산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재입성한 박희태 의원은 제18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이 되는 꿈을 이루는 남해정치사의 역사적인 일이 전개되기도 했다. 
하영제 차관은 2010년 11월 5일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으로 옮겨 앉게 됐다. 하지만 그는 이듬해 8월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다. 당시 본지는 그의 자진사퇴를 이듬해 있을 제19대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준비로 보았다. 실제로 그는 제19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당시 최대 이슈였던 사천 남해 하동을 하나의 선거구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막아내려는 운동에 합세하기도 했다. 그의 도전은 2008년 국회의원 선거에 나서려고 했지만 무산됐던  꿈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때도 당의 공천권은 또 여상규 의원에게 돌아갔다.   

그 이후 지난 6년간의 그의 행보를 보면 경남도지사가 되기 위해 두 번이나 문을 두드렸다. 2012년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른 경남도지사보궐선거, 2018년 경남도지사 선거에 예비후보로 각각 출사표를 던졌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이 도전도 당의 공천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 번의 국회의원 선거 공천경쟁과 두 번의 도지사 선거 도전을 들여다보면 그가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지 알게 된다. 

출사표마다 그가 일관성 있게 내세운 주장은 “관선군수와 민선군수를 거친 지방행정의 경험과 중앙정부와 청와대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포부였다.  

이 꿈을 위해 공직선거에 나서고자 했던 네 번의 도전에서 한 번도 그는 당의 선택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그는 당의 결정을 깔끔하게 받아들이는 처신을 했다. 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의 당선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중앙당이 김태호 후보를 전략적으로 공천하자 이에 반발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했던 다른 경쟁후보들과는 달리 그는 김태호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패배한 선거의 뒷마무리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그는 경상대학교대학원에 출강을 했다. 지난해 10월 남해썰전에 출연한 그는 기회가 되면 내년 4월에 치를 제21대 총선에 출마하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농수산분야 전문행정가임을 자처하는 그는 자신의 SNS계정을 통해 국제곡물시장과 식량주권에 관한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다. 특히 사천 남해 하동지역의 농수산업분야 단체의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최근에는 부쩍 여러 행사장에서 자주 그를 만날 수 있다. 분명 내년 총선을 위한 행보로 읽히기 쉽다.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대해 그는 겸손한 답을 찾느라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의지는 남부럽지 않을 것이지만 나 혼자 힘으로는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느냐”며 “남해뿐만 아니라 사천과 하동의 지인들을 가능한 한 더 많이 만나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갖겠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을 넘어선 그의 나이로 보면 내년 총선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 지도 모르는 그에게는 고민이 깊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풀어놓은 많은 이야기를 모두 여기에 옮길 수는 없다. 그의 설날 인사를 한 마디로 압축하자면 “군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남해신문을 통해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항상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충만하니 하영제에 대한 관심 더 많이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경력>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 전 산림청장 / 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 전 남해군수 / 전 거창군수, 진주시부시장 /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 / 전 행정자치부 교부세과장
전 하동군청 수습사무관, 경남도청 근무 / 제23회 행정고시 합격

<학력>이동초등학교, 이동중학교 졸업 / 경남고등학교 졸업 /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졸업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 미국 시라큐스대학교 대학원 졸업(행정학 석사)
동국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졸업(행정학 박사)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