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 풍력발전 입지문제는 설날 민심의 이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망운산 풍력발전소와 가장 밀접한 위치인 망운사 주지 소암 성각스님의 입장은 어떨까? 소암(素巖)은 성각스님의 법호이다. 소암스님은 망운산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소암스님은 지난해 11월 지역언론사가 공동으로 주관한 망운산 풍력발전 입지문제에 관한 전문가토론회에 참석해 그 내용을 끝까지 경청했다. 망운산 풍력발전소로 인한 피해요인이 있다면 가장 크게 영향 받을 것이 뻔한 데도 소암스님은 왜 망운산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에 찬성할까? 지난해 말 남해불교사암연합회 송년회에서 회장스님으로 추대된 소암스님의 설날 인사를 독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찾아간 김에 소암스님에게 직접 여쭈어 보았다.<편집자 주>

▲먼저 남해불교계를 대표하는 회장스님의 새해인사를 군민께…
=의당 보리암 경담 큰스님께서 회장을 맡으셔야 하나 소승이 본향출신이라 이 스님에게 중책을 맡기신 터, 겸연쩍기도 하지만 이미 나를 찾아오셨으니 피할 수도 없구나. 모두가 황금돼지해라고 말하니 만복의 상징인 황금돼지와 같이 군민 여러분과 제가불자 여러분 모두가 복된 기해년 새해가 되기를 이 산승은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대자대비 부처님께 기도드리겠다.

▲스님께서는 망운산에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는 것에 찬성하는 입장이라는 말을 들었다
=맞다. 반대하지 않는다. 업체 관계자가 찾아와 이야기를 꺼냈을 때부터 수없이 많은 고민을 거듭해왔고 지금도 여전히 깊이 고민하고 있다. 어찌 고민하지 않을 수 있었겠나. 군민토론회에도 가봤고,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직접 의령의 한우산 풍력발전소와 경주 토함산 풍력발전소에 시나브로 다녀왔다. 7기가 서 있는 토함산 풍력발전소는 석굴암과도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풍력발전기를 세운 밑자리를 공원화시설로 잘 꾸며놓고 있어 그런 정도면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음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불국사 스님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지만 무덤덤했다. 신경이 쓰일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의령의 한우산 풍력발전소도 그다지 큰 거부감을 느끼지 못했다. 여러 곳을 내 눈으로 직접 살펴보고 난 뒤에 내린 결론이다. 이 스님에게는 노구마을 주민들의 의견에 반하는 생각을 가지기 어려운 사정도 있다. 개발행위허가가 나지 않았으면 왈가왈부할 사안조차 안 되겠지만 이미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진 상황이라면 우리가 역발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역발상이라 함은
=망운산을 진짜 관광단지로 만들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 산사의 스님은 매일 임도를 오르내리면서 불편함과 위험함 속에서 산다. 우선 이 스님은 길이 반듯해지길 바라고 망운산을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만들 수만 있다면 좋지 않으냐는 것이다. 이 스님이 수십 년 동안 수없이 많은 불사를 해오면서 망운사를 도량답게 가꾸었는데 풍력발전소 개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기회에 망운산을 관광명소로 바꾸는 마스트플랜이 수립되기를 바란다.
망운산에 쇠말뚝을 박아서 정기를 없앤다는 식의 일종의 무속적 의식에는 동조할 수 없다. 일제는 그러한 행위로 우리 민족의 기를 죽였다는 심리적인 효과를 노렸을 뿐이라고 생각하지 실제로 그것 때문에 산의 정기가 좌우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철쭉군락지도 새롭게 잘 복원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세간의 민심에 부담을 느끼시지는 않은지
=부처님은 늘 이 스님에게 ‘상구보리 하화중생 上求菩提 下化衆生’을 설하신다. 위로는 깨달음을 추구하고 아래로는 중생들을 위하라는 가르침이다. 중생들에게 해로울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스님이 악업을 짓는 일이 될 것이다. 하지만 매일 망운산에 사는 이 스님의 눈에는 풍력발전소 입지를 계기로 관광명소로 화할 망운산의 미래가 훤히 내다보인다. 그림을 그려 보여줄 수도 있다. 일체의 모든법(진리)은 무상(無常)이라고 했다. 요즘 세상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즉 일체의 모든것은 시시각각 변화지 않은 것이 없다. 이러한변화속에서 중생들의 삶의 모습도 변화된다는 사실을 깨닫는것이 바로 자각이다. 따라서 모든 것은 마음의 작용으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사실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면 아무런 걸림이 없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스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면 좀 더 넓게 바라보면서 좀 더 깊이 토론해보자는 제안을 드린다. 

▲만약 스님의 뜻에 반하는 공사가 이뤄진다면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지면 이 스님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다. 스님은 부산광역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19호이기도 하다. 스님의 뜻에 반하면 풍력발전소 공사는 한 치도 진척될 수 없을 것이다. 시공과정의 산지훼손은 최소화시킬 것이며 준공 후 망운산의 자연환경은 최대한 깔끔하게 복원되어야 한다. 환경단체와 언론의 감시도 매서울 것이다. 망운사와 이 스님에게 이로운 개발이면 모든 사람에게도 이로운 개발이 될 것이다. 둘이 아닌 하나의 이치이기 때문이다. 이 스님과 함께 그렇게 만들자.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