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일어난 새가 먼저 모이를 차지하는 법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라는 조직이 있다. 현재 24개 기초지방정부가 참여하고 있는 이 조직은 2016년 12월 15일에 출범했다. 이 협의회는 임원의 임기를 2년으로 하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으되 그 직위재직기간에 한한다. 이 같은 운영규약에 따라 제2기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구성을 위한 정기총회와 2019년 지역에너지 전환을 위한 정책간담회가 지난 19일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라까사호텔 16층 컨퍼런스홀에서 열렸다.

본지는 이날 이 협의회의 정기총회와 정책간담회를 참관했다. 군 지역활성과 친환경에너지팀 공무원들도 이날 회의를 참관했다. 본지가 이 협의회의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들의 활동에 주목하는 이유는 망운산 풍력발전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태양광발전에 대해 올바른 시각을 가지기 위해서다.<편집자 주>

망운산 풍력발전 문제가 우리지역의 현안으로 대두된 지난해, 11월 2일 정의당 남해하동지역위원회(위원장 권창훈)는 ‘깊어가는 신재생에너지 입지 갈등 속 정의로운 에너지전환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때 초청강사로 온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이자 지역에너지전환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인 이유진 박사의 강연을 통해 본지는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유진 박사는 그날 강연에서 정부의 3020 신재생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무분별하게 추진되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이 주민들에게 폭압적으로 다가서서 갈등을 유발하는 현재의 신재생에너지정책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이러한 현실의 긍정적 해결방안으로 ‘지방정부에 의한 신재생에너지 계획입지제’와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 도입을 기본전제로 하여 광역단위로 만들게 돼 있는 ‘지역에너지센터’를 통해 각 ‘기초지방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행정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이날 들었던 ‘계획입지제’ ‘주민참여형 이익공유제’ ‘광역단위 지역에너지센터’ ‘지방정부의 에너지 행정력 강화’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와 같은 개념들은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었다. 그 강연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우리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국가에너지정책의 대세를 읽지 못하고 있을 것이며, 망운산 풍력발전이나 무분별한 태양광발전 사이트에 대해 그 나마의 올바른 관점조차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날 강연회에 남해군의 친환경에너지팀 공무원들도 참석했다. 그날 이후 본지는 남해군이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에 어떤 관심을 보일지 주목해왔다. 이날 정기총회에 군 공무원들도 참관함으로써 국가의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에의 직소통로를 확보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날 군 공무원들은 ‘우는 아이에게 젓 준다’는 말처럼 우리 남해군이 정부의 에너지관련 사업을 많이 따내기 위해서는 큰 소리로 먼저 울 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쳤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남해군은 앞으로 경남도내 어느 지자체보다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남해군이 만약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에 참여하려면 의회의 동의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연회비는 300만원이다. 본지는 이제 남해군이 올해 안에 이에 관한 절차를 거칠 것인지 주목한다.

군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창립선언문을 전제한다.

창립선언문

최근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화력발전소 확대 건설에 따라 미세먼지 발생량이 날로 증가하여 국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으며, 잦은 지진 발생에 따라 원전 사고로 인한 환경 대 재앙의 우려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또한 에너지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주민과의 갈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소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으로 인해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자리에 모여 국가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 모색과 대안 제시를 통해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노력하기로 하고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의 창립을 선언한다.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는 국가 에너지 기본계획이 환경보전의 가치를 가장 우선시 하고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자 한다.

가격경쟁력은 높지만 미세먼지 발생의 주요 원인인 화력 중심의 에너지믹스 정책 개선과 대규모 환경 대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원전 확장 억제를 위해 공동 대응하기로 한다.

지역특성에 맞는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집단에너지 발전 시스템 구축 등 분산형 발전시스템 확대를 통하여 정부 주도의 집단에너지 생산 및 송전 과정에서의 주민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을 발굴 제안한다.

국가의 에너지 정책 결정 과정에 주민들의 참여를 의무화하는 등 에너지 정책 수립 및 이행과정에 대한 참여 절차를 강화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에너지정책 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는 회원 간 연대를 강화하여 국가에너지 계획 전환이라는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충실히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2016년 12월 15일.

에너지정책전환을 위한 24개
지방정부협의회 회원도시는?

에너지정책전환을 위한 지방정부협의회 회원도시는 서울시 6개 자치구(▲금천구 유성훈 ▲노원구 오승록 ▲은평구 김미경 ▲양천구 김수영 ▲성북구 이승로 ▲강동구 이정훈), 경기도 8개 자치시(▲수원시 염태영 ▲오산시 곽상욱 ▲광명시 박승원 ▲안산시 윤화섭 ▲고양시 이재준 ▲시흥시 임병택 ▲화성시 서철모 ▲이천시 엄태준 ▲의왕시 김상돈 ▲광주시 신동헌 ▲여주시 이항진), 충남도 3개 자치시(▲당진시 김홍장 ▲아산시 오세현 ▲논산시 황명선), 전북도 전주시 김승수, 대전시 대덕구 박정현. 강원도 춘천시 이재수, 전남도 순천시 허석 이상 24개 지방정부의 장이다.

이날 총회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이 선출됐다. 3명의 부회장은 김수영 양천구청장, 김홍장 단진시장, 김승수 전주시장이 임명됐다. 사무총장은 박승현 대덕구청장이 임명됐다. 감사는 김미경 은평구청장과 이항진 여주시장이 선출됐다.

협의회는 또한 사무국을 신설운영하기로 하고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사무국 구성과 운영을 전문기관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 사무국은 아마도 전문성을 뒷받침해온 이유진 박사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관련 시민운동단체 실무진들로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오는 3월 13일(수) ‘에너지 전환 이제는 지역이다’는 주제의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지방정부협의회 2기 출범식을 겸하기로 하는 등 올해 추진해나갈 사업계획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의 주요사안인 정책간담회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정책 책임실장과 대통령비서실 기후환경비서관도 참석했다. 2부 정책간담회는 이용필 산자부 신재생에너지정책과장의 ‘재생에너지 3020 추진현황과 2019년 계획’에 대한 브리핑으로 시작됐다. 이를 놓고 2시간 넘는 토론이 이어졌다. 이날 가장 중요한 발언은 ‘먼저 일어난 새가 모이를 먼저 먹는다’는 격언이었다.<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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