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천면 출신의 백상봉 작가가 ‘구룸산 곳고리강’과 부록인 ‘어럴럴 상사도야’ 두 권의 책을 펴냈다. 
신라 경덕왕이 남해군으로 이름을 바꾸기 전에는 남해는 전야산군이었다. 서평산현과 내포현을 속현으로 두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서평산은 평산으로, 내포는 난포로 바뀌어 난현내리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지만 전야산은 사라지고 없다.

우리글이 없었던 시대에는 한자를 빌어 기록하는 차자법을 사용하였기에 뜻과 읽는 법이 지금과는 달라 전야산을 무어라고 읽었는지 백 작가는 궁금했다. 남해 바래길 제2코스인 앵강다숲길의 앵강은 어떻게 생겨난 이름일까. 백 작가는 언젠가는 남해의 옛마을 이름을 정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동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가 동생에게 부탁을 하여 남해의 지명에 관한 자료를 받아보고 미뤄두었던 일을 해보기로 하고 2년 동안 자료 조사를 하여 이 책을 펴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학술적인 논설이 아니다. 1786년(정조10년) 이신경이 기록한 ‘진주 진관남해 읍지’의 82개 마을 이름을 중심으로 백 작가의 상상력과 미미한 자료를 통해 풀어본 것이며 전해오는 지명에 관한 이야기는 ‘남해 지명사전’(김우영 편)을 인용하였다. 한자의 음운은 그 시대의 교과서인 ‘천자문’과 ‘훈몽자회’를 참고하였다. 백 작가는 고향이 좋아 끝까지 고향을 지키며 살다 간 동생의 넋을 위로하고 할아버지들이 이름 속에 숨겨둔 보물을 찾아 떠나는 ‘구룸산 곳고리강’의 책에서 애틋한 고향의 정과 웃음의 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차례를 보면 설천면, 고현면, 서면, 이동면, 삼동면, 남면, 상주면, 미조면, 현내면 82개 마을의 지명에 관한 이야기가 230페이지로 재미있게 펼쳐지고 있다. 진정 남해를 사랑하는 백 작가가 2년 동안 연구하여 쓴 이 책을 보면 남해군의 지명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어럴럴 상사도야’는 남해 고을이름을 풀이한 ‘구룸산 곳고리강’을 쓰면서 중간에 넣었던 시조를 모아 따로 편집한 것으로, 가고 싶은 고향, 가고 싶은 산천, 보고 싶은 사람, 생각나는 풍경을 글로 그려본 것이다. 부록 같은 향토시조집을 편찬하면서 백 작가는 “고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얼마나 여유롭고 즐거운 삶인 줄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물론 태어난 고향이 없는 사람은 없지만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고향이라는 생각이 생소하다. 우리 자식들도 도시에서 태어나 부모들 따라 시골을 갔다 오지만 고향이라기보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는 곳쯤으로 생각을 한다. 이러다 보면 앞으로는 고향이라는 말도 없어질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한다. 

백 작가는 “아무리 어려운 삶이라도 추억과 꿈과 소망의 원천인 고향이라는 말을 가슴에 안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남해도는 노량과 하동을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잇고, 지족과 창선은 창선대교로, 창선과 삼천포는 단항교 창선대교 늑도대교 초양대교 삼천포대교 다섯 개의 연륙교로 이어져 이제는 섬이 아니지만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섬으로 남아있는 그리움의 대상이기에 상사도라 하였다”고 밝혔다.  
제1부 ‘가고 싶은 고향’에는 눈내골(설천), 이내기(고현), 호을포(서면), 앵강곡(이동)을 재미있게 엮었다. 제2부 ‘가고 싶은 고향’에서는 물건이(삼동), 다랭이(남면), 흥선도(창선), 새앵골(현내) 이야기를 풀었다. 제3부 ‘보고 싶은 사람’과 제4부 ‘생각나는 풍경’에서는 사람과 풍속이 펼쳐져있고 마지막 글 ‘바래길로 오이시다’로 끝맺음을 했다. 이처럼 ‘어럴럴 상사도야’는 207페이지로 고향사랑이 흠뻑 젖어있는 책이다. 
백상봉 작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국제펜 한국본부, 서울강서문인협회, 민조시협, 시조문학, 자유문학 회원이며 대한궁도협회 영학정고문이다. 저서로는 이번에 출간한 두 권의 책 이외에도 안골영감(국암 애향록), 줌손과 깍짓손(국궁교본), 까팡이와 사금파리(수필), 공자 활을 쏘다(정사론), 서울로 간 벅시(수필), 마음은 콩밭(민조시집)가 있다. 
(문의) 백상봉 작가 jyoun100@hanmail.net 010-8868-9875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