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17일 이동면 무림로 59-1에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한 지 올해로 꼭 만 10년이 되었다. 함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18년 동안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효부로 살아왔다. 시어머니 모시는 것을 주변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그녀의 깊고 따듯한 심성에 감동하여 노인 돌보는 일을 하면 어른들이 참 좋아하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이웃에는 자식들이 밖으로 다 나가고 나이 드신 어른들만 남아있어 도움이 필요할 때는 배 센터장을 찾곤 했다. 그녀는 그때마다 귀찮아하지 않고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며 자신의 부모처럼 진심으로 보살피며 인정을 베풀었다.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가 생소했던 그 시절 그녀는 어른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독서지도사와 논술지도사 등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베테랑 선생이 돼 있었지만 평소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여 언젠가 작가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매사에 정확하고 열정적인 그녀가 자신의 일에 열심을 다하던 어느 날 시어머니의 병세가 갑자기 악화돼 오랫동안 몸 담았던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다. 하지만 시어머니는 1년8개월 동안 투병생활을 하다 결국 2002년에 돌아가셨다. 슬픔이 채 가시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그녀는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사회복지사‧성폭력상담사‧가정폭력상담사‧심리상담사‧애니어그램‧요양보호사‧미술치료상담사‧상담치료상담사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그리고 요양원과 청소년상담소 등에서 상담사로의 직업을 가지면서 배움에 대한 열정을 중단하지 않고 2008년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여 ‘노인의 성생활 실태와 생활만족도에 관한 연구’를, 남해군 중심으로 논문을 작성하여 대학원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사람에게는 어느 시기에 터닝 포인트가 있게 마련임을 알고 단단히 준비를 한 그녀였기에 마침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발돋움했을 때 남해재가복지센터를 설립할 수 있게 되었다.

센터를 설립하기 전 복지와 관련한 직장을 가져 본 그녀는 직원복지와 CEO의 역할이 가장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고 확실한 마인드로 사업체를 후덕하게 잘 이끌어왔다. 직원 복지를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 그녀는 지금까지 직원들의 월급 날짜를 한 번도 어겨 본 적이 없었고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년 직원들과 단합대회를 가져왔다. 내장산 단풍놀이를 시작으로 2년 전에는 40여명의 직원과 제주도를 다녀왔고 올해에는 40여명이 대마도를 다녀왔다. 물론 모든 경비는 배 센터장이 부담을 했다. 매년 단합대회만 한 것은 아니었다. 직원들에게 1년6개월 동안 요가를 수강하게 했으며 과일 깎기나 수지침도 지원하였고 매월 한 번 씩 등산과 바래길 걷기를 했다. 60여 명의 직원들은 이런 단합대회 후 서로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고 불평불만도 줄어들어 사무실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배 센터장은 첫째도 직원복지 둘째도 직원복지임을 잃지 않고 경영을 해왔기에 타 업체에서 근무하던 요양보호사들도 이곳으로 이동을 하고 싶어 했다. “남해군에는 현재 600~800여 명 의 요양보호사가 있는데 그중 시설에 200명, 방문재가 종사자가 400명 정도 된다. 현재 이곳에는 직원 60여 명이 수급자 130명을 케어하고 있다. 10년 된 직원 8년 이상과 5년 이상 3~4년 미만도 있다. 나이가 많으면 힘에 부쳐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퇴사를 하는데 현재 40대 초반에서 60대 중반이 많고, 보통 50대에서 60대의 비중이 가장 높다고 한다.

‘노인복지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그녀 삶의 목표’임을 간과하지 않기에 이곳 센터는 보수교육 직무교육 성노인 학대에 대해 매년 2차례 교육을 받고 있고 직무교육도 매년 받으면서 업무능률을 향상시키고 자질도 함양시키고 있다. 요양보호사들과 사회복지사들이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어떻게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어른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도 여러 방법과 경험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배 센터장은 직원들의 문화생활과 건강을 챙기는 것을 절대 게을리 하지 않으며 제일순위로 두고 있다. 얼마나 직원에 대한 챙김이 철두철미한지 그녀와의 대화와 주변인의 증언으로도 잘 알 수 있었다.

얼굴표정에 악의라곤 없는 배 센터장은 모든 것을 초월한 사람처럼 업무를 대처해 나간다.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며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지 않고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히 살핀다. 이런 그녀를 유심히 지켜본 사람들은 ‘CEO라면 저 정도는 돼야 한다’는 찬사를 진심으로 보낸다.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한 배 센터장은 2010년 남해재가연합회 초대회장으로 추대되어 2대까지 그 직을 역임했고 지금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남해사회복지사협회장을 추대 받아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작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상과 문화원상을 받기도 했다. 이외에도 남해군보장협의체 실무위원회 부위원장, 경상남도 사회복지사 남해군지회장, 이동면 체육회 여성사무국장(남해군에서 최초), 남해군호스피스 총무를 5년째 하고 있고 이동면새마을문고 회장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배 센터장의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모범적인 센터 운영으로 인해 바르게살기여성회에서 군수상을, 21일(오늘)에는 남해군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경남도지사상을 수상했다.

배 센터장은 수급자를 위해서는 봉사정신과 배려가 무엇보다 필요하기에 건강관리공단에서는 2년마다 업무평가를 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3년마다 한 번씩 요양보호사와 수급자 평가도 함께 하고 있음을 전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직업의식을 일깨우고 직원과의 친목도로를 위해 매월 둘째 주 화요일마다 직원회의를 빠짐없이 이어오고 있다. 직원회의를 통해 업무의 효율화를 이뤘기에 명절 연휴 때 두세 번 이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것을 목숨처럼 지켜왔다. 직원들은 자신들이 현장에서 겪었던 일들과 대처법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한다. 요양보호사들은 이론적인 학습으로 얻어지는 것들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어른에 대한 공경심과 도덕성 효 정신이 없으면 이 일을 잘 소화할 수 없음을 직원회의를 통해 한 번씩 점검하게 하고 자신의 자리를 더욱 굳히게 한다.

 

혼자 사는 어른들은 대부분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빨리 죽어야 될 텐데, 이리 살아 뭐하겠나, 독방 죄수생활 하는 것 같다”며 유일한 세상과의 통로인 요양보호사에게 자신의 괴로움을 토로한다. “죽어야 한다”는 극단적인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우울해지지만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려고 노력을 하고 그런 감정을 해소시켜주기 위해 온통 마음을 모은다. “우울증과 조울증에 시달리던 83세 할머니의 일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일로 남아 있다. 어느 날 아침에 담당요양보호사로부터 수급자인 할머니가 농약을 먹고 쓰러져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서둘러 조치를 하여 다행히 상태는 호전되었지만 그때 철렁했던 가슴은 지금도 애잔하게 남아 있다. 이동면 화계에도 치매 환자가 있는데 그 수급자도 과거에 붙잡혀 고생을 하고 있다”

무엇이든 앞서가기를 좋아하는 배 센터장은 2017년 전국 최초로 과감하게 질적인 서비스 향상을 위해 고현햇살노인복지센터와의 합병을 이뤄 요양과 목욕서비스를 세분화시켜 개인 특성에 맞도록 만족도를 높여가고 있다. 어르신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그녀는 “오늘까지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가 있기까지 항상 사랑과 성원을 보내주신 어르신과 보호자들 특히 현장에서 헌신봉사를 아끼지 않으시는 요양보호사들에게 고개 숙여 깊은 감사를 드린다. 10년 동안 저 혼자 잘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라는 배 센터장은 지난 11일 ‘남해재가노인복지센터 10주년 기념식과 송년의 밤’을 가졌을 때도 10년 동안 센터 창립과 함께 한결같이 수고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패와 공로패 금5돈 등을 부상으로 전달하는 통 큰 CEO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배 센터장은 “희로애락을 함께 해 준 보배 같은 우리 선생님들, 흔들리지 않게 해줘서 감사하다. 제 모든 걸 걸고 어른들의 질 높은 맞춤서비스와 직원복지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다짐을 실버우산처럼 펼치자 직원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잔잔한 들국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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