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면에 사는 조모(여)씨는 지난 6일 본사로,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전화’를 해왔다. 그녀는 2006년 11월 7일 공용터미널 주변에 차를 주차하고 1박2일 부산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자신의 차에 번호판이 없어진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인가 하고 곧장 군청 압류과를 방문하여 그해 6월에 미납됐다는 자동차세를 납부하고 압류를 푼 후 번호판을 다시 챙겨왔다. 

조모 씨는 압류를 확실히 풀었다는 생각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던 중 지난 10월 25일 타고 다니던 차를 폐차하기 위해 폐차장에 갔다가 또 다시 놀라고 말았다. 2006년에 분명 압류를 풀었는데 그대로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황당한 나머지 직원에게 항의를 하였지만 돌아온 말은 ‘죄송하다’였다. 자신은 압류를 풀었다고 생각하고 자기의 신용은 깨끗하다고 자부해왔는데 12년 동안 압류라는 낙인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찍혀 있었다는 사실이 억울하기만 했다. 어떻게 업무를 처리했기에 그동안 압류된 채로 서류가 존치됐는지 공무원의 직무 소홀에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남해 정착 후 다른 일들로도 실망을 한 그녀는 가족과 함께 남해를 뜰 생각으로 최근 살던 집을 내놓았다. 제보를 받은 기자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알아봤더니 “12년 전에는 모든 게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누락이 된 것 같다. 10년 전부터 정보시스템화가 되었기에 그 당시 수기의 한계로 인해 그런 점이 발생하였는데 본인에게는 정말 미안하게 됐다”며 “그때 담당 직원이 누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임을 전했다. 

12년 동안 담당자의 업무소홀로 아무 죄 없는 군민은 이렇게 일방적인 서류피해를 당했다. 사회적으로 불이익은 없었을지라도 자동차세 미납자로 둔갑하여 오랜 시간 압류자로 기록돼 있었다는 사실은 생각만 해도 화가 치미는 일이다. 만약 지난 11월 초에 폐차를 하지 않았다면 압류라는 딱지는 계속 그녀 이름 밑에 버젓이 남아있었을 것이다. 2006년으로 다시 돌아갈 순 없지만 조모 씨가 받은 마음의 상처를 조금이라도 다독여 줄 방법은 진정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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