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자 심리학박사

‘뒷담화’문화는 자기표현과 자기주장이 아니다.
우리사회가 촛불집회를 전후해서 비판의식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그러나 자기표현과 자기주장은 다르다. ‘뒷 담화’는 당하는 대상에게 흠을 내고 체면을 떨어뜨리기 위해서 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결국은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는 행위이며 파괴적인 영향을 미친다. 함께 모여서 ‘뒷 담화’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를 보면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밝히는데 있는 것이 아닌 것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가 맞장구를 쳐주게 되어 웃게 되기도 한다. 말하는 사람에게는 찌꺼기가 남지 않고 시원함도 올라오고 우선은 소통이 되기도 하여 상대가 고개를 끄덕여주니 ‘뒷 담화’ 내용이 실제보다 부풀어지는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 때문에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 
2015년 경북의 한 산골마을에서 농약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일을 기억할 것이다. 처음에는 한동네에서 가족처럼 젊었을 때부터 50년 넘게 지냈던 80세 할머니가 다른 사람들을 죽였을 리가 없다고도 하였고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하였다.
분명한 사실은 인간의 감정이 50년간 가족처럼 같이 지냈지만 갈등은 골이 깊게 남을 수도 있다. 물론, 다들 정말로 서로 챙겨주고 아껴줄 수도 있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같이 산 가족 간에도 쌓인 갈등이 대부분 있듯이, 하물며 8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산골 마을이야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툰 다음날 일어난 일이다. 여러 명의 할머니가 용의자인 80세 할머니의 잘못됨에 대한 ‘뒷 담화’를 한 것이 화근이 되어 비난의 말에 앙금이 쌓여 사이다에 농약을 타서 친구인 할머니들에게 먹인 보도기사를 접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우리지역에서도 어느 OO동네 지인 A. B. C 등 몇 사람이 함께 있다가 한사람(A.또는 B)이 먼저 자리를 떠나자말자 그 자리에 없는 사람에 대해서 C가 흉을 보는 사례가 있었다. 
때문에 나중에 말이 돌고 돌아서 본인이 그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고 이런 ‘뒷 담화’를 하는 행동이 계속해서 반복하다보니 불쾌하고 속상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해 힘들어하다가 우울증을 앓게 되어 남편을 졸라서 결국에는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당사자인 남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낙담한 표정이 역력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동안의 심리적 고통이 충분히 짐작되었다. 분명, ‘뒷 담화’로 인하여 기분이 상하고 행복을 방해받는다는 것은 언어적 폭력이며 정서적인 학대에 속한 것이다. 
우리도 이제는 ‘뒷 담화’문화의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와야한다. 그러려면 의식개조를 해야 하고 잘못된 ‘뒷 담화’문화는 확실하게 고쳐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사용해왔던 잘못된 ‘뒷 담화’ 문화를 하루속히 개선하는 것은 우리고장 전체를 행복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말이라는 것은 엄청나게 좋은 의사소통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뒷 담화’문화는 결코 올바른 소통이 아니라고 본다. 
‘뒷 담화’를 하는 사람은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자기 눈에 티끌은 보지 못하는 사람일 것이다. 습관적으로 남의 ‘뒷 담화’를 하는 사람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라. 공격적 언행인 ‘뒷 담화’는 비도덕적이고 유치한 인간임을 시인하고 바로 고치도록 하라. 따라서 우리주변의 잘못된 ‘뒷 담화’문화를 바꾸어가는 노력을 우선으로 삼는 것은 우리의 책무이기도 하다.
‘뒷 담화’를 당하는 사람은 자포자기하고 그대로 듣고만 있는 소극적 행동을 하지마라. 자신의 감정, 신념, 견해를 솔직하고 기술적으로 적절하게 받아쳐서 진심을 표현하는 유연함을 보여라. 자기 표현적 행동은 인간적 권리를 유지하면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함 없이 인간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