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교 
국민연금공단 사천남해지사장

기초연금 신청은 읍·면·동 행정기관에서만 할 수 있는 것으로 아는 분들도 있지만 국민연금공단에도 신청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할 수 있는 기초연금 신청을 굳이 국민연금에서도 받는 이유가 뭔가 궁금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국민연금공단이 하는 역할이 꽤 많다.
먼저 기초연금 신청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에서 해야 하는데 사정상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다른 곳에 거주하는 분들의 경우 꼭 거주지 행정기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가까운 국민연금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된다. 두 번째는 거동 불편으로 행정기관을 방문하기가 힘든 경우, 국민연금공단(국번없이 1355번)에 전화를 하면 원하는 곳으로 찾아와서 신청서를 받아 간다. 세 번째는 새로 기초연금 받는 연령이 되시는 분들에게 전화나 방문 등의 방법으로 신청 안내를 한다. 그밖에도 기초연금에 탈락하신 분들이 기준변경 등의 경우에 재신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거주불명, 사실혼 등에 대한 확인조사 업무, 제도홍보 등의 역할도 하고 있다.
기초연금은 과거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의 경제를 세계 10권 안에까지 들도록 수많은 고생을 했지만, 지금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가난한 현실에 처해있는 우리의 부모님 세대에게 효도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대통령 선거 등에서 중요한 이슈 중 하나로 늘 등장한다. 경제성장을 위해 우리의 부모님들이 빠짐없이 노력하셨으니 사실 모든 부모님들이 기초연금을 다 받는 것이 옳다. 그러나 나라의 재정적인 부담을 고려하여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는 분들에게는 혜택을 드리지 못한다.
기초연금에 탈락하신 분들 관리하는 업무를 하다보면 기초연금에 관련된 불만을 자주 접하게 된다. 자신의 친구나 지인들 중에는 탈락한 자신보다 훨씬 더 잘 사는 데도 기초연금을 받는 데 자신은 왜 못 받는지 모르겠다고 항의를 한다. 또 상담과정에서 기초연금을 받기 위해 자식들에게 재산이나 현금을 넘겨준 경우에 대한 정보도 가끔씩 듣는다. 또 때로는 그렇게 넘겨준 재산이 자식들에 의해 한 순간에 날아간 서글픈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시골에서 국민연금을 받는다 해도 대부분이 20~50만원 정도일테니 기초연금 25만원을 더한다 해도 한 달 생활비에는 많이 부족할 것이다. 기초연금을 받기 위해 재산 등을 자녀에게 이전하는 분들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그러나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문득 요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런 구절이 생각난다.

친구여! 우리 늙으면 이렇게 사세 
주머니에 돈은 가지고 있어야 할 걸세
자식은 우리에게 노년의 보험도 
아니고
빚 받을 상대도 아니 라네 
더욱이 기댈 생각일랑 
애시 당초 지워버리세
그러니 돈은 우리가 가지고 
있어야 할 걸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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