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에영농조합법인 최정문 대표
햇볕에영농조합법인 최정문 대표
  • 박서정 기자
  • 승인 2018.11.23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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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토론문화 정착…토질개량 양질생산…시설투자로 고부가가치
30대부터 농산물 운송, 중매인·경매인 대행 ‘정직·신뢰·화합하는 삶’ 추구

마늘주산지인 우리 남해가 이젠 그런 명분이 무색할 정도의 위치에 놓였다. 마늘재배면적과 마늘생산 농가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현실에서 현재 미봉책으로 지원되는 비료‧농약‧박스 등은 장기적인 대안책이 될 수 없다. 근본적인 문제는 점토질 강한 토양을 사질토 성향으로 개량하여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계화시설이 급선무가 되고 있다. 그래서 농촌의 위기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햇볕에영농조합법인 최정문 대표를 만나 우리 남해가 처한 농업의 현실을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수확한 농산물들을 고부가가치로 끌어올릴지 등을 들어 보았다. -편집자 주

□ 남해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중 어떤 품목들을 취급하는지 
-우리 회사는 2015년 경상남도로부터 ‘농산물가공산업활성화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보조금 등의 재정지원을 받아 가동되고 있다. 마늘 양파 흑마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때로는 양배추 등도 취급한다. 식품허가를 받았기에 2년 전부터 흑마늘을 원료로 허니블랙갈릭과 가바블랙갈릭을 제조하여 해외에도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깐마늘 508톤을 출하했고 이번 달에는 김장철임을 감안하여 600톤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현재 햇볕에영농조합법인과 남일영농조합법인에서 나가는 물량을 합하면 연간 5,500톤에서 6,000톤이 거래되고 있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에 오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곤 하던데 대표님의 경우는 어땠는지 
-남해에서 나고 자라 이 계통의 밥을 30대 초반부터 먹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2년 동안 마산에서 수협을 다니면서 활어중매인을 했다. 다시 남해로 돌아와 미농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지만 부덕의 소치로 그곳에 몸담을 수 없었다. 잘못된 생각으로 구렁텅이에 빠질 뻔했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고 정신을 바짝 차렸다. 친구의 직장에서 5톤 트럭을 할부로 구매한 후 도올영농조합법인에서 운수업을 했다. 농산물을 싣고 서울 가락동시장을 오가면서 시장견문을 넓히다, 천호식품에 22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중매인을 했다. 한번은 가락동 시장으로 고추 200박스를 싣고 갔는데 경매인이 다른 데와 4천 원의 가격 차이를 둔 2만3천원을 제시했다. 2만7천 원의 고추와 다른 점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과감하게 경매 중지를 시켜 2만6천원으로 경매를 끝낸 적이 있다. 가락동시장을 오가면서 체력도 고갈되고 다른 쪽으로 진로를 모색하여 경매인 대행을 하던 중 김석규 회장을 만나 ‘남일영농조합법인’에 입사를 하게 되었다. 12년 전 남일에 입사를 할 때부터 나는 직원이라는 생각보다 남일의 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직장생활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돼야 한다는 야망도 품게 되더라.

□ 농업의 흐름을 잘 알고 농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남다른 고견이 있을 줄 안다. 평소 생각이나 지론이 있다면 
-남해의 농업이 가야 할 방향은 먼저 토론 문화에 있다고 본다. 펜대만 굴리는 공무원들이 작목반 몇 사람과 모여 농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는 것은 너무나 근시안적인 발상이다. 유통업자들의 의견도 존중해줘야 농업이 발전하는데 논의 과정에서 아예 제외되고 있다. 남해농업의 새로운 활력을 위해서라도 상공인과 농협 생산자와 군이 함께 동참하는 토론문화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농업은 생산과 유통‧투자‧지원 등이 모두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이루어져 있기에 하나가 무너지면 도미노현상이 되기 쉽다. 그리고 노동력을 덜어 줄 기계화 사업이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점토질이 강한 토양을 사질토 성향으로 바꾸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하드가 부실한 곳에서 소프트웨어는 절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므로 제대로 된 토질에서 생산된 양질의 농산물을 현대화시설을 통해 발 빠르게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 

□ 농산물재배지가 많이 줄어들었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도 감소되었다. 어떤 점이 보완되어야 할까
-요즘은 전국적으로 마늘을 심고 있어 남해가 주산지라는 명분이 사라지고 있다. 이제 남해는 브랜드화 고수와 품질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리고 생산자가 수확한 농산물을 농협이라는 기구를 통해 상품가치를 높여 제대로 된 가격을 받는 게 관건이다. 수확한 농산물이 노지에서 비를 맞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곳곳에 건조장 설치가 필요할 뿐 아니라 수확 후 관리 작업들은 모두 농협 대형건조장에서 처리, 고단가로 판매를 하면 더 이상 농사짓기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재배지가 줄어드는 일은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노동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여 200명 정도의 외국인노동자를 확보하여 행정에서 관리 지원을 해 준다면 그나마 농산물 수산물 임산물의 수확에 대비한 충원은 될 것으로 본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도가 2017년에 48.9%였고 곡물자급도는 23.4% 정도라는 걸로 알고 있다. 게다가 농업경영주 연령은 평균 65세 이상 농가비율이 58.2%로 작년에 비해 많이 높아졌더라. 심각해진 농업위기에 대비해 강진군에서는 이미 각 농가에 농가수당을 지급하고 있고, 남해군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완전한 대책은 될 수 없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농업분야에서 가장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농업 분야는 앞으로 시설 싸움이다. 농민을 위해 모든 영역을 시설에 집중해야 한다. 이제농민을 위해 비료‧농약‧박스를 지원하는 것은 그리 큰 혜택이 되지 못한다. 생산한 농작물을 얼마나 우수한 상품으로 다듬고 팔아 고소득을 올려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기계에 투자를 해야 한다. 내가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프로젝트는 남해마늘연구소 주변에 홍보관을 짓고 남해에서 생산된 농산물 수산물 임산물 축산물 등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제조된 제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바로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원스톱 공간이 돼야 한다는 점이다. 남해대학 호텔조리제빵과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마늘로 요리경연대회를 펼쳐 낚시대회처럼 상금을 내거는 명소가 돼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요리를 ‘남해밥상’으로 탄생시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잊을 수 없는 식사가 되게 하고 다시 찾게 해야 한다. 전천후기계시설을 갖추고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때 대기업에서도 우리 남해를 열심히 찾아 올 것이다. 전국에서 마늘연구소는 여기가 유일하다.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이곳이 1차 산업에서 6차 산업의 주무대가 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에 남해군민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 이익을 우선하는 사업가라는 생각보다 자선사업가라는 느낌이 더 강하다. 사람에 대한 인정과 의리 사회에 대한 책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하는 것 같다. 어떤 마인드 때문인지
-기업이 돈을 벌면 사회에 통 크게 환원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남해사랑상품권을 매년 몇 천만 원씩 쓰고 있고 그 외에도 돌아봐야 할 곳이 있으면 성의껏 베푼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8년 전부터 월급에서 20만 원을 뚝 떼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전달해오고 있다. 주변에서 누가 힘들다는 말을 하면 즉석에서 지갑을 열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현금을 쥐어준다. 생활이 안정되던 시기인 40대 초반부터 주변을 돌아보고 있는데 능력이 닿을 때까지 계속 나와의 약속을 지킬 생각이다. 누구나 어려울 때 대접하는 한 그릇의 밥은 두고두고 따뜻한 온기로 남아있지만 잘 나갈 때 주는 밥 한 그릇은 밥 이외의 다른 의미는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진리는 남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아야 된다는 점, 남에게 피해를 주려고 잔머리를 굴리면 본인에게로 고스란히 돌아온다는 점을 기억하고 정도를 걷고 있다. 진정으로 땀 흘려 번 돈이야말로 최고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 대표님이 꿈꾸는 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사람들이 ‘남일과 햇볕에’ 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도록 어느 회사보다 시설을 잘 갖추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제대로 된 곳에서 대우를 받으며 복지를 누릴 때 평생직장이 되는 것이다. 농산물은 굴곡이 심하지만 우리 회사는 지금까지 직원들에게 월급을 제날짜에 안 준 적이 없다. 월급쟁이가 제일 기다려지는 날이 월급날인데 그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직원을 무슨 낯으로 볼 것인가. 그래서 나는 그것을 제일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회사를 책임지는 CEO가 능력이 부족하면 자기보다 훌륭한 사람을 모셔와 낮은 자세로 모르는 것을 배워야 한다는 주의이다. 그런 정신으로 살아야 서로가 발전하고 상생이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회사 경영이념이 정직‧신뢰‧화합인데 이것은 모두 진실 하나로 통한다고 본다. 어떤 일을 하든 누구나 자신이 잘못을 했을 때는 시인하고 사과를 할 줄 알아야 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는 것이 우리 삶의 진정한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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