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 명상디자인학교 교장

사람들은 누구나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내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의 얼굴이 각각 다른데 그중에서도 내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입니까? 나만의 개성 있는 얼굴, 그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독특한 내 모습은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입니다. 이런 점에서 내 얼굴에 한층 애착을 갖고 가꾸는 것도 얼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높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얼굴을 가꾸라’는 의미는 성형수술이나 진한 화장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이 화해 나도록 심신을 다스린다는 것입니다. 나를 대표하는 가장 나다운 이미지(성격, 심리, 감정, 성품)가 얼굴을 통하여 묻어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얼굴에는 세 가지 덕이 있습니다. 그 첫째는 사랑의 마음의 덕이요 둘째는 성품의 덕이요 셋째는 순수 성령의 덕입니다. 이렇게 3덕이 충만하면 얼굴에 꽃이 핀다고 하였습니다. 만약에 화기가 가득한 얼굴, 불평불만이 가득한 얼굴, 심술이 잔뜩 묻어 있는 얼굴, 표정이 어둡거나 날카로운 눈매의 인상을 지닌 곁에는 사람이 모이질 않을 것입니다. 특히 미움. 걱정, 두려움, 불안, 애달픔, 성남, 불친절, 비난을 지닌 얼굴에서 좋은 얼굴을 갖기란 힘들 것입니다. 이런 모습에서는 얼굴의 세포가 독성의 화학반응을 일으켜 피부를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첫인상이 좋아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그의 얼굴을 보았을 때 느껴질 편안함과 부드러움의 정도입니다. 누구든지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얼굴에서 풍기는 인상으로도 심중을 어느 정도 헤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상은 억지로 꾸며내는 것보다 평소 마음을 다스리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마음을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에서 일어나는 오감의 기운은 신체의 어느 부위보다 얼굴에 가장 많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얼굴이 좋다, 얼굴이 맑다는 의미는 마음이 좋다, 마음이 편하다는 뜻입니다. 
얼굴로 상징되는 각각의 작용으로 보면 눈은 마음의 창입니다. 시각 이미지를 통하여 감각을 일으키며 새로운 시선으로 감성 에너지를 선택합니다. 코는 자존감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특히 생명 보존의 원리에서 숨 쉬는 행위와 냄새로서 감지하는 능력은 심신치유에서 가장 중요하게 활용되기도 합니다. 입이 욕심을 내어버리면 식욕을 느낄 정도를 넘어 탐욕이 마음을 지배해버립니다. 먹는 행위는 인간의 욕망 중에서 으뜸이지만 이를 적절히 다스리지 않으면 육신은 물론 마음의 건강마저도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또한 헛된 말, 거짓말, 교묘하게 꾸미는 말, 악담으로 욕하게 하는 말, 끊임없이 의심하는 말, 남을 죽이게 하는 말은 어느 부위보다도 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침묵으로 다져질 입의 위력은 말을 아낌으로써 내면을 고요히 다스리는 청량제가 되기도 합니다. 귀는 들리는 수만 가지의 소리를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만물 화생의 파동을 감지하는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특히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그의 의식은 보통 사람을 능가할 정도로 혜안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너새니얼 호손의 명작 소설 ‘큰 바위 얼굴’을 보면 그 큰 바위 얼굴을 보고 자라면서 덕행을 쌓아 큰 바위 얼굴과 같은 훌륭한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로 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는 어떤 유형의 인물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하게 되면 그 얼굴마저도 그렇게 변화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울을 보면서 나에게 신념을 불어넣어 주는 것입니다. 긍정과 온화함과 인자함을 담아 ‘나는 이렇게 될 것이다’를 내면에 불어넣는 것입니다. 얼굴은 형, 색, 느낌, 뜻, 품성이 종합적으로 엮어져 인생의 흥망을 가름하는 지렛대 역할을 합니다. 그러므로 항시 내 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얼굴의 색은 어떠한지 살펴보면서 다스려 나간다면 행복한 나날이 내내 지속할 것입니다. 꽃이 피듯이 화해 난 얼굴이면 온 세상이 나의 인상에 긍정적으로 반응하여 오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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