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경남도교육청이 특별정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인 ‘가칭 남해보물섬고등학교 설립’이 드디어 길을 텄다.
민간위탁형 공립 대안학교는 기존 학교시스템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 즉 학업중단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설립하는 학교다. 그리고 오로지 입시를 위한 주입식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의 다양한 끼와 재능, 관심을 찾아 발현하게 해주는 체험중심의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자아를 발견하고 스스로 행복한 삶을 찾아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주기 위한 학교다. 
사립이 아닌 교육부와 경남교육청이 설립의 주체가 되는 공립 대안학교의 성공모델은 현 상주중학교 여태전 교장이 일군 태봉고등학교다. 교육부는 태봉고등학교를 모델로 삼아 전국에 5개의 대안학교를 신설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전국 공모를 통해 대상자를 선정한 건 지난 2016년이었다. 경남도교육청은 5개의 대상 중에 2개를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김해의 금곡대안고등학교와 남해의 보물섬고등학교가 그 성과였다. 
이렇게 교육부가 지역교육청과 함께 예산을 지원하여 새로 설립하는 대안학교가 경남에만 2곳이 선정된 배경에는 앞서 말한 태봉고등학교를 공립형 대안학교 성공모델로 만든 여태전 상주중학교 교장의 힘이 컸다.    
이밖에도 경남도교육청은 그동안 대안학교가 가지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학교'라는 개념을 사용해 밀양영화고등학교, 고성음악고등학교, 거창연극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해왔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다양성 교육이 가능한 경남교육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박종훈 교육감의 교육철학이 실현된 것이다. 고성음악고등학교와 밀양영화고등학교는 이미 박종훈 교육감 1기에 개교했고, 거창연극고등학교는 2020년 개교를 앞두고 있다. 보물섬고등학교는 이제 겨우 입지문제를 해결했다.           
보물섬고등학교가 들어설 곳은 창선면 율도리에 있는 옛 서창선초등학교 터로 최종 결정됐다. 지난달 30일 경남도교육청과 남해군, 남해군의회, 율도마을유치위원회, 대안학교 위탁운영주체인 상주학원 책임자들이 남해군청회의실에서 ‘가칭 남해보물섬고등학교 설립 지원 협약서’를 체결했다.
경남도교육청은 박종훈 교육감을 대신해 김상권 교육국장이, 남해군은 장충남 군수가, 남해군의회는 박종길 의장이, 율도마을유치위원회는 정승웅 위원장이 함께 협약서에 서명했다. 남해교육지원청은 배진수 교육장과 실무과장들이, 상주학원에서는 여태전 교장과 실무자가 함께 배석해 협약서가 조인되는 순간을 지켜봤다.  
보물섬고등학교가 들어설 옛 서창선초등학교는 경남도교육청의 소유로 8,576㎡(약 2600평)의 면적이다. 이날 협약이 조인됨에 따라 경남도교육청은 조만간 설계를 발주하는 등 본격적인 설립과정에 돌입할 예정이다. 보물섬고등학교의 입지선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결과에 따라 보물섬고등학교의 개교는 당초 계획보다 3년이나 늦어진 2021년 3월로 정해졌다.   
보물섬고등학교와 함께 시작한 김해의 금곡대안고등학교는 남해보다는 설립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돼 2020년 3월에 개교하게 된다. 그동안 많은 우려곡절을 겪긴 했어도 창선면 율도마을 주민들이 보물섬고등학교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보물섬고등학교의 설립은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됐다.
한편 이날 체결된 협약서에는 보물섬고등학교의 설립을 위해 남해군이 율도마을에 지원하기로 하는 특별사업내용을 자세히 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교진입로 확포장(단, 도로에 편입되는 토지는 마을이 적극적으로 협조해 보상이 선행되어야 함) ▲마을안길 포장(폭 6m) ▲교통편익시설 개선(작은게삼거리 선형개량) ▲군도 14호선에서 성명사까지 도로개설, 성명사에서 금오산성까지 탐방로 개설 ▲마을 앞 지방도에 과속방지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지방도 측구 배수로 뚜껑 설치 경남도에 건의 ▲선착장 파도막이 설치, 어선접안을 위한 부잔교 설치,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체험관 등 관련시설 지원 등이다. 
이들 사업에 투입될 예산규모는 어림잡아도 30억 원 이상 될 것으로 짐작된다. 율도마을유치위원회가 보물섬고등학교를 유치하면서 남해군으로부터 상당히 많은 인센티브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장충남 군수가 보물섬고등학교 설립이 우리군 발전에 그만한 기여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박종길 의장도 이날 체결식에서 “오늘 협약에 따라 보물섬고등학교 설립에 지원되는 예산에 대해서는 남해군의회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승웅 율도마을유치위원장은 “오늘 협약내용이 조속히, 성실히 이행되길 바라며 학교가 우리마을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의 설립 운영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 김상권 교육국장은 협약식 이후 보물섬고등학교 입지로 결정된 옛 서창선초등학교 현지를 살펴봤다. 이 자리에는 배진수 교육장과 여태전 교장도 함께 했다. 여태전 교장은  이 자리에서 각 학년 1학급(15명 정원) 학교에서 각 학년 2학급(30명 정원)으로 늘여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담당부서인 허인수 학생생활과장은 “적극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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