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축제가 취소되었지만 빌라 콜로니아는 맥주축제 때 계획했던 일을 실행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다른 집과 달리 방문객들이 줄을 서 있던 그곳에는 유길자 씨의 딸인 리타 씨와 독일 친구 두 명이 주문한 팬케이크를 만들고 있었다. 그녀와 친구들은 맥주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며칠 전에 귀국했지만 무산되어 따로 대책을 세웠던 것이다.


세 사람은 지난주 일요일부터 월요일까지 이틀 동안 집 앞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특유의 웃음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소박한 메뉴판에는 “해마다 이맘때만 빌라 콜로니아” ‘Crape=프랑스식 팬케이크, 체리잼, 바나나+초콜렛+코코놋, 치즈, 참치샐러드, 음료수, 밀크 세이크, 와인 스프리츠’라고 돼 있다. 독일마을을 거닐다 팬케이크에 이끌린 사람들은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렸고 리타 씨가 주문을 받았다.


친구들과 아무 추억거리도 만들지 못하고 그냥 독일로 돌아갔다면 아쉬움이 가득했겠지만 함께 의논하고 계획했던 일을 그렇게라도 풀고 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박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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