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농민과 농촌의 광범위한 권리를 명시한 선언문이 지난달 9월 28일 유엔(UN) 인권이사회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언문의 최종 선택까지는 11월 예정된 유엔 총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같은 결과는 그동안 농민권리선언 채택을 가장 완고하게 반대했던 미국이 올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함에 따라 나오게 됐으며 이날 표결에서 한국은 ‘기권’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농정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농민권리선언문’ 채택 결의안이 통과됐다.
이날 농민권리선언문 채택 여부를 놓고 진행된 투표에서 총 47개국 투표 결과 찬성 33표, 기권 11표, 반대 3표로 최종 찬성쪽에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왔다.
이후 이 안은 올 10월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3차위원회에 상정되며 11월 예정인 유엔 총회에서 전 회원국들의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이 농민권리선언문 채택을 위해 약 20여년 전부터 심혈을 기울여 온 세계적인 농민단체 비아캄페시나(La Via Campesina)는 지난달 28일 “17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친 고된 협상 이후 농민과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토지, 종자, 생물다양성, 로컬시장 등에 대한 권리를 지킬 수 있는 유엔 농민권리선언문 채택이 마지막 한 단계 앞두게 됐다”고 감회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표결에서 농민권리선언 채택에 ‘기권’한 11표에는 한국정부도 포함돼 있다.
김정렬 비아캄페시나 동남동아시아 국제조정위원은 “예상했던 대로 한국정부는 이번에도 기권했다. 하지만 유엔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면 국내에서도 농민들의 권리문제를 더 이상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유엔총회 결의안 채택 이후 국내에서 이를 어떻게 유효하게 접목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