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석(재경남해군산악회 회장)
오호 통재라 친구들이여!

추운 겨울 아침햇살이 살며시 창가로 들어오는 사이 여자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다. “김회장님 그동안 많이 도와 주셨는데 그만... 은혜에 보답도 못하고.” 하는 말에 ‘아 갔구나!’ 나는 알았습니다.

이 분이 미조면 오씨요 열흘 뒤에 6시쯤 젊은이의 목소리.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차 한 달 전에 갔다왔는데 이런 변이 어디 있나’ 하면서 멍하니 있었지요. 이 분은 창선면 출신 김씨라 두 분 다 나 하고는 너무나 친한 사이의 친구들인데 열흘 간격으로 가버렸으니 비통하기 그지 없지요.

평소 등산도 많이 하고 술도 잘 먹고 건강에는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던 친구들이 왜 이렇게도 하루 아침에 가시다니 명이 짧구나 짧아. 허- 허 이것이 초로인생이구나 생각하니 한없이 서글픈 생각이 드네요. 인생사 무상하구나 싶고 아깝다 싶어 허무한 심정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애통하도다. 슬픔을 애도하니 무슨 소용이 있으랴마는 고인이 된 두 친구의 영정을 보니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 서러운 마음에서 한 번 불러보니 대답이 어디 있으며 쳐다보니 아는 체를 하나 술을 주니 고맙다는 말이 있나 참으로 비통하기 그지없으니 한심한 사람들 여기 다 있구나 싶어 그냥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죠. 잘 가소 편안하게 가소서.

살려고 무척 애를 많이 쓴 친구들이요 나 하고는 무척 추억이 많은 사이라 슬픈 마음 그지 없어 내마음 오직 하겠소 .

저승과 이승은 백지 한 장 차이 왜 이다지도 허무한가 나는 왜 복이 없는가 옛날 경찰에 계시던 최씨도 삼동면 회장 후임으로 죽기 3일전에 약속해놓고 가버렸고 이번에는 산악회 후임 회장을 맡기로 약속 하였는데 또 가버렸으니 나는 인덕이 없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내 마음을 더 더욱 슬프게 하네. 애석하고 비통한 인생사 허무하구나 싶고 알다가도 모르는 인생 너무 아귀다툼하고 살 일이 아니구나 싶구려.

나는 경주최씨집안의 수신가훈인 처세육연(處世六然) 중 자처초연(自處超然), 대인애연(對人靄然), 실의태연(失意泰然)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최고다 싶으나 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드네요.

 끝으로 험난한 세파의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갔으니 편하게 쉬옵소서. 다시금 명복을 비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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