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릿하고 말간
초유의
봄 햇살 한 줌 훔쳐
슬그머니
죄의 반경을 빠져 나와
꿈속으로 탈주를 한다
하늘이
정한
짧은 공소시효로
내 영혼은
잠시
무중력 상태
-시작노트-
살아가는 자체가 죄로 느껴지는 것은
비단 시인의 몫만은 아닌듯 싶다.
탐내지 않고 살아간다고 할수록
무거운 죄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봄햇살 아래 무심히 조을다 보면
갓태어난 아이만이 먹을 수 있는
해산한 어머니의 젖내음을 맡을 수 있다.
그 귀한 초유를 한모금 훔쳐 물고
어린시절로 되돌아 가다보면
새털처럼 가벼운 자신을
아주 잠시 느껴보게 된다.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말간 초유.
그 입맛을 잃어가면서
혹, 우리들의 죄가 시작된것은 아닐까
봄햇살 아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