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하던 동물이 땅 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경칩도 지나고 이제 완연한 봄기운이 사방에 가득하다. 그러나 아직은 아침·저녁으로 제법 두터운 옷을 입어야한다. 계절이 바뀌는 바로 이 시기에 세심한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봄철 건강 관리와 함께 입맛도 돌려주는 식단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편집자 주>

봄이 가까워질수록 몸이 나른하고 자꾸만 졸리고 입맛이 떨어진다는 사람이 많이 생기는데, 이는 겨울동안 추위로 체력소모가 많이 됐고 몸이 긴장되었다가 서서히 풀리면서 양기가 부족한 상태로 지속돼 생기는 증상들이다.

이때는 입맛을 좋게 해주어 에너지 보충이 신속하게 돼야 양기가 돌아서 피로를 잊을 수 잇다. 보통 호도나 잣, 밤 등을 먹어주면 좋은데, 잣은 보약으로서 피부를 좋게 하고 폐의 기운을 보충해주며 원기를 회복시킨다. 호두는 남성의 정력제로 많이 이용되는데, 하체 허약에 많이 사용되고 기침이나 천식에도 효과가 좋다. 밤도 원기를 도와주고 위장의 기능을 향상시켜준다.

봄나물은 대개 알칼리성 식품으로 육류의 산성을 중화시키는 작용을 하고 섬유질이 배변을 좋게 해준다.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활력을 잃은 몸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봄나물에 많은 엽록소는 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시킨다.

뿐만 아니라 봄나물에 함유된 베타-카로틴이라는 비타민은 암 발생률을 낮춘다는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봄나물들이다.

♣ 냉이: 뭐니뭐니 해도 봄나물의 으뜸은 단연 냉이이다. 냉이는 채소이면 서도 비교적 단백질 함량이 높은 나물인데 무기질 중에서 칼슘과 인,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비타민 중에서는 비타민A와 C가 특히 풍부하다. 동의보감에는 '냉이로 국을 끓여먹으면 피를 끌어다 간에 들어가게 하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으며, 한방에서 소화제나 지사제로 이용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냉이의 향긋한 향은 잃었던 입맛을 되돌려 주기로 유명하다.

♣ 두릅: 인삼과 같은 사포닌을 함유하고 잇는 두릅은 당뇨병에 좋은 음식이다. 몸 속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고 전을 부쳐먹거나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 달래: 불면증에 효과가 좋은 달래는 앞서 말한 냉이처럼 장염, 위염에 좋을 뿐 아니라 칼슘과 비타민C가 풍부해 자궁 출혈이나 월경 불순 등 부인과 질환에 좋은 봄나물이다. 쌉싸름한 맛이 매력인 달래는 날로 먹어도 제격.

♣ 쑥: 쑥은 무기질과 비타민이 많고 특히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감기 예방 치료와 스트레스 해소, 피로 회복에 좋다. 생채로 먹어도 좋고 나물로 해 먹어도 그 맛이 일품인 쑥을 수프로 끓여 먹으면 배변에 좋다.

♣ 고들빼기(씀바귀): 고들빼기라고 부르는 씀바귀는 혈당치를 낮춰주며 해열, 조혈 등의 효과가 있고 위장을 튼튼하게 해 소화 기능을 증진시킨다. 초고추장 양념무침은 쌉싸름한 씀바귀를 즐기기에 좋다.

♣ 돌미나리: 비타민B가 풍부한 돌미나리는 춘곤증, 류머티스, 고혈압에 좋으며, 바삭바삭해 고추장에 무치거나 물김치에 넣어 먹으면 향취가 살아 입맛을 잃기 쉬운 봄철 식품으로 제격이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