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와 현실 '유리', 전망 괜찮다 
재정빈곤하지만 남다른 축구환경 '경쟁력'
군 클럽지원 계속 필요, 군내꿈나무 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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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클럽 둘다를 위해 남해축구클럽은
지역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
는 것이 바람직하며 군은 이를 위해 방
안을 찾아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
은 클럽 학생들의 훈련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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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미래점치기

남해축구클럽의 미래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긍정적인 전망의 근거는 월드컵 이후의 국내 축구붐이다. 그 요지는 어쨌거나 월드컵 이후 전국적인 축구붐이 생겼고 질 높은 축구교육의 필요성이 많이 대두돼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남해축구클럽은 국내 처음 만들어진 클럽으로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그 장점이 많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든든한 배경은 대한축구협회를 비롯한 국내 축구계에서도 오직 이기는 축구에만 매달려 아이들을 주눅들게 만드는 국내 학원축구의 문제점을 해결할 대안이 클럽시스템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 부정적인 전망은 한마디로 과연 남해축구클럽이 잘 운영되겠느냐는 것이다. 그래도 국내 축구를 움직이는 근간이 학원축구시스템인데 과연 이를 클럽시스템이 극복할 수 있겠냐는 것. 게다가 지방재정이 열악하고 전문운영능력도 부족하고 수도권에서 먼 거리에 위치한 남해축구클럽이 현재 지자체차원의 투자가 막강한 다른 클럽들에 대해 과연 경쟁력이 있겠냐는 것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남해축구클럽은 앞으로 군에 재정적, 심적 부담감만 주지 않겠냐는 것. 그래서 일부 군민들은 "늦지 않았으니, 실패였음을 인정하고 어서 문을 닫으라"는 시각도 갖고 있다.        

현실을 인정하자  

두가지 전망중 어느 쪽이 절대 옳다고 단정짓기는 곤란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적어도 지금의 현실이 어쨌든 쉽게 축구클럽 해체를 거론하긴 어렵게 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온갖 우여곡절과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남해축구클럽은 현재 숙소가 비좁아 더 이상의 회원가입을 못 받는 수준이 돼 그럭저럭 자체운영을 할 수준이 됐다. 클럽에 온 학생들 역시 대부분 '남해에 와서 전에 비해 즐겁게 축구를 배우며 기량이 늘고 있다'며 만족해하고 있다. 월 100만원의 거금을 투자해 멀리 남해에까지 자신의 자녀를 보낸 학부모들 역시 이에 동의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뒤떨어지긴 하지만 남해스포츠파크라는 훌륭한 기반시설과 겨울철의 따스한 기후는 남다른 경쟁요소다.
또한 학원축구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지만  현재 국내 프로축구구단들이 저마다 앞다퉈 클럽을 만들고 있고, 대한축구협회는 클럽학생들이 선수로 등록하는 길을 열어 놓았으며 클럽대항대회도 창설했다. 물론 이런 현상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월드컵 이후 반짝 부는 바람정도이냐 아니면 국내 축구의 근본적 변화 모색이냐는 것. 아무래도 국민들의 열광적인 성원덕분에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할 수 있었던 국내 축구계가 당시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국내축구발전을 장기모색하는 과정으로 보는 것이 온당할 듯 싶다.
아울러 남해축구클럽은 현재 매달 회비수입만 4000-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고, 관련 학부모들의 방문으로 관광남해 홍보와 지역경제에도 작으나마 영향을 주고 있다. 학생수가 적어 해마다 고민이 많던 해성중은 축구클럽으로 인해 29명의 학생이 증가, 학교존립에 상당한 도움을 얻고 있다.           

군, 지자체 신뢰도 생각해야 

또한 남해군이 지금에 와서 남해축구클럽에 대해 손을 떼기란 지자체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설립주체가 누구였건, 이제까지의 문제점이 크든 작든, 설사 운영상황이 엄청난 적자고 전체분위기가 불리하다손 치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외지에서 부푼 꿈을 안고 남해를 찾은 많은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진중인 사업을 하루아침에 폐기처분하고 "나 몰라라"한다는 것은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정말 운영이 어렵다면 최소한의 시한과 목표를 두고 최선을 다 해보되 그래도 안된다면 다른 방향을 찾자고 제안하는 것이 어린 꿈나무들에 대한, 학부모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며 장기적으로 남해군의 신뢰도를 추락시키지 않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방치도 퍼주기도 곤란

그렇다면 남해축구클럽은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까.  그것은 지자체의 투자, 지역축구와의 연계발전 등 여러 측면이 검토되어야 하는 사안이다.
우선 운영주체인 남해군의 최소한의 지원과 투자는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본지 지난 604호 7면 기사에서 보듯 현재 다른 지자체는 당장 적자는 보지만 미래를 보며 축구클럽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물론 남해처럼 가난한 지자체가 그걸 따라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다른 지자체의 경우 과도한 투자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적어도 큰 탈없이 자립경영은 가능하도록 일정정도의 지원은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야간조명설치, 버스구입, 숙소 정비, 간이 운동공간 마련 등 기반 시설투자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일정한 운영자금지원, 장기숙소사용에 대한 할인혜택 등이 구체적으로 지원가능한 내용들이다.
아울러 클럽지원과 관련, 군이 적극 검토해볼 사안은 경남도에 대한 지원요청여부. 경기도가 현재 경수축구클럽이나 용인축구센터 등의 운영및 설립에 거액을 투자해왔고 또 앞으로 할 것임을 감안하면 군이 경남도에 도내 유일한 축구클럽인 남해축구클럽에  대한 경남도의 일정정도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은 그리 무리한 것은 아닐 성 싶다.  

군, 능력한계, 운영주체 전환 필요 

장기적으로 필요한 것중 하나가 군이 운영주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현재 축구클럽 관련 공무원들은 스스로 "전문능력도, 축구지식도 부족해 여러면에서 한계를 느끼고 있다. 공무원들이 맡아서 할 일은 아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가령 남해군은 현재 클럽선수들의 등록 및 이적문제, 상급학교 진학등 진로개척 문제를 제대로 못 풀어 클럽회원들 및 학부모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이 전문관리인력이 아닌 군이 운영을 맡았기에 생기는 문제였다. 이와관련 김봉윤 군수비서실장은 지난 14일 본지에 "군은 앞으로 축구클럽을 별도의 법인을 설립, 운영을 맡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군, 군내 꿈나무 지원하고 
클럽, 지역사회와 친해져야

또한 축구클럽이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박탈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되며 지역축구발전과 연계한 운영을 도모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군민들은 사실상 남해축구클럽의 운영에 대한 우려보다는 오히려 군이 남해축구클럽에만 지원을 하고 있고 지역학생들에 대한 지원과 혜택을 주는데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불만스러워한다.  예를 들면  또 군내에 초등 팀이 있음에도 축구클럽이 군내 초등학생의 회원가입을 받고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이런 점을 감안, 군은 앞으로 지역내 초등축구팀에도 교육청을 통해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고 잔디구장 사용 등에서도 일정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축구클럽은 군내 초등학생들의 회원가입을 섵불리 받기 보다 오히려 군내 일반학생들을 대상으로 1주에 1-2회정도의 축구교실을 개설, 축구기초를 가르쳐주고 중학생 가입시 할인혜택을 천명하는 등 지역사회와 친화력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현실화돼야만 앞으로는 군내 초등 축구팀 유망주들도  중학교부터는 남해축구클럽에서 뛰는 등 남해축구클럽이 지역사회와 깊은 유대감을 갖고 지역축구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존재로 뿌리내릴수 있을 것이다.  

발전과 퇴보, 어느길 갈 것인가?

결론적으로 현재 남해축구클럽은 발전과 퇴보사이의 기로에 서있음이 분명하다. 어느 길을 가느냐는 지역사회가 조금 더 가꿔줄 의지가 있고 클럽 스스로가 좀 더 노력할 것인가와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있다.
어느 길을 걸어야 하느냐는 명확하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 길을 갈 수 있는지 여부다. 이후 축구클럽의 행보가 주목된다.  


작성시간 : 2002-09-23 10:4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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