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농업의 살길을 찾자는 남해농협과 서면농협의 신설합병이 무산되자 합병 부결 원인에 대한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치러진 남해ㆍ서면 농협 신설합병 찬반투표 결과 서면농협은 합병에 찬성했지만 남해농협은 합병에 반대해 8개월간 끌어온  합병노력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투표결과 서면농협은 투표율 75%(1163/1549)에 합병 찬성 1000표(86%), 반대 151표(14%), 무효 12표, 기권 386표로 나타났고, 남해농협은 투표율 61%(1004/1627)에 찬성 459표(46%), 반대 539표(54%), 무효 6표로 집계됐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서면농협 임원들은 지난 15일 긴급회의를 열고 양 조합의 이사회를 거쳐 합병기본협정과 합병계약서까지 체결해 놓고 계약을 성실히 이행하기보다 부정적 측면의 조합원 홍보 자료를 유포, 합병을 무산시킨 것은 애당초 합병의사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신설합병에 대한 조합과 조합원의 믿음을 저버리고 합병의사도 없이 합병을 추진한 것은 서면 조합원을 우롱한 것이라며 남해농협 조합장을 비롯한 임원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면농협 임원들은 이날 이같은 책임을 묻기 위해 남해농협을 항의 방문하고 당초 '서면농협과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말은 왜 했는지 묻고 남해농협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남해농협 이세규 조합장은 "부정적 측면의 자료를 배포할 의도는 없었고 조합원이 질문을 한데 대한 자료를 준비했을 뿐이며, 조합원의 뜻이 합병을 반대한데 대해 죄송스럽다. 하지만 80표 차는 조합원이 합병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 돼 앞으로 합병을 재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재신 수석이사는 이날 "임원들은 당초 신설합병 의사가 없었고 흡수합병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론과 대세에 밀려 합병 추진을 하게 됐다"고 말해 사실상 서면농협과 신설합병 의사가 없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이에 따라 서면농협은 성명서를 내고 이같은 문제를 야기시킨 남해농협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잘못된 자료를 제작 유포해 결과적으로 합병을 부결시킨 관계자 공개하고 조합원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서면농협은 남해농협이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농연남해군연합회측은 이같은 결과가 알려지자 개인간의 계약도 위반했을 경우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공적기관간 계약이 성실히 이행되지 않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만약 임원들이 조합원에게 전화를 했다는 등 공공연하게 떠도는 소문이 사실이라면 찬반표를 감안하면, 이번 투표로 사실상 신설합병 탄생했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책임이 남해농협 임원들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면농협은 합병 권고를 내린 농협중앙회도 잘못된 교육 자료를 알았으면서 이를 방치해  적극적인 지도감독을 소홀하게 한 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남해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규모화된 합병 추진에 계속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이번에 안됐더라도---" 권역 조정해 합병 추진 여론 높아

남해ㆍ서면 농협의 합병이 끝내 무산됐다.
지난 10일 치러진 남해ㆍ서면농협 신설협병에 따른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서면농협은 찬성했지만 남해농협이 반대해 오랜 기간 끌어 온 합병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합병 추진 과정을 지켜본 많은 군민과 농업인들은 지역이기주의와 개인의 이기심으로 농협개혁과 경쟁력을 키울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며 합병 무산에 따른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농업의 살길을 찾기 위해 추진된 이번 합병 과정을 되짚어보고, 합병 무산에 따른 책임 추궁과 향후 농협 합병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살펴본다.<편집자주
>

합병권고에서 무산까지 과정

지역농업의 살길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농협 합병의 당위성과 권역 등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농업인 뿐만 아니라 군민들 사이에 회자돼 왔다.

이같은 논의는 올 초 농협중앙회가 조합원 노령화에 따른 조합기반 약화와 취약한 수익기반(신용사업)으로 조합의 자립경영이 어렵다는 경영진단(합병 권고) 내리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면농협의 주된 합병권고 이유는 노령화에 따른 조합기반 약화며, 남해농협의 경우는 순자본비율(4% 이하)이 낮아 자립경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 합병 권고를 받은 남해ㆍ서면ㆍ고현ㆍ설천 4개 농협은 농민단체가 참가한 가운데 토론회를 열고 원칙적으로 합병에 찬성했지만 권역 설정에 다소 이견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당초 4개 농협 합병에 반대해온 남해농협 이세규 조합장은 지역적으로 가장 인접한 "서면농협과는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서면농협과 남해농협의 합병 작업이 군민과 농민들의 뜨거운 관심속에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양 조합은 조합합병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에서 사전 심의한 후, 합병계약을 체결키 위한 조합장간의 사전 서면 약속인 합병기본협정(합병 종류, 추진실무협의회 구성, 조합원 투표)을 지난 8월 11일 체결했다.

이후 합병추진실무협의회는 합병계약서를 만들고 양 조합장은 합병기본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치러진 합병 찬반투표결과 서면농협은 투표율 75%(1163/1549)에 합병 찬성 86%(1000표)를 보여 가결된 반면 남해농협은 투표율 61%(1004/1627)에 반대 54%(539표)로 합병이 무산됐다.

서면농협 '애당초 합병의사 없었다' ---책임 묻겠다 '주장'

합병이 무산되자 서면농협 임원들은 지난 15일 긴급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임원들은 그동안 남해농협 이세규 조합장이 "서면농협과만 합병하겠다"고 밝혀, 이를 믿었고 남해농협이 합병계약서 대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조합원 홍보ㆍ교육을 성실히 이행했을 것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남해농협의 홍보자료를 보면 합병에 따른 파급효과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합병 비용과 양조합의 덩치 비교, 합병시 조합원 근저당 말소등기에 따른 추가부담, 외지 타 조합에서 흡수합병 권유한다는 등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이사는 남해농협이 성실한 계약이행 의무를 위반했다며 법적 조치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애당초 남해농협은 합병의사가 없었거나 계약과 달리 내심 서면농협을 흡수하려는 저의를 갖고 합병자리에 나왔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이는 조합원들을 우롱하는 여론 몰이나 면피용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남해농협의 집행부를 강하게 비토했다. 

실제 남해농협의 합병관련 추가자료를 살펴보면 순자기자본비율이나 경영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보다 총자산(자본+부채), 예수금, 상호금융대출금, 경제사업량, 자기자본, 출자금, 조합원수 등의 단순 지표만 제시하고 있어 서면농협의 이같은 의혹을 증폭시킨 것으로 보인다.

신설합병에 따른 실익검토 자료에도 신설합병에 따른 긍정적 파급 효과보다 신설합병에 따른 추가예상비용(설립위원회 개최, 창립총회 개최)과 합병에 따른 조합원 근저당권 말소등기 비용 등의 내용으로 일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 자료에는 서면농협의 담보대출 건수를 포함하면 추가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표기하고 있고 신설합병시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돼 정상적인 업무추진이 어렵다고 제시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서면농협은 합병기본협정서와 합병계약서까지 체결한 상태에서 이같은 자료를 조합원에게 제시한 것은 누가 봐도 합병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강하게 항변했다.

3시간 동안 진행된 긴급임원회의는 침통함과 격앙된 분위기가 교차하면서 합병 무산으로 몰고간 남해농협 조합장과 임원들을 반드시 책임 추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서면농협 '우롱 당했다' 격앙된 분위기
남해농협 합병 계속 추진 뜻 밝혀

서면농협 임원들은 이같은 논의 후 합병의사도 없이 합병을 추진해 결과적으로 서면 조합원을 우롱한데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이날 오후 남해농협을 항의 방문했다.

남해농협측에서는 이세규 조합장을 비롯한 이재신 수석이사와 조봉수 전무 등이 함께 자리했다.

한차례 격한 말들이 오간 후, 이세규 조합장은 규모화된 생산과 사업을 위해서는 합병을 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투표결과도 사실상 조합원이 합병을 원하고 있는 것이라며 앞으로 합병은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투표 후 관내 이장단 회의를 열고 내년 2월 임기 안에는 합병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또 조합원 홍보 추가자료는 합병 관련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양 조합의 총자산 등을 물어와 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면농협 이사들은 합병기본협정과 계약서까지 체결하고 합병을 위해 남해농협 임원들의 성의 있는 노력이 왜 없었는지 물었다.

이재신 남해농협 수석이사는 "합병계약 체결 당시 우리는 아무런 준비도 없었고, 임원들도 신설합병에 대해 생각도 하지 않았으며, 모두 흡수합병을 원했다"면서 "당시 합병을 추진하게 된 것은 여론과 대세에 밀려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이세규 조합장은 "합병 관련 조합장 인사 자료에 분명 합병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합병시 남해농협의 경우 조합장 후보가 2명 거론된 상태인데 서면농협은 후보가 단일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또 투표 당시 관내 이장 한 분이 방송에 공개적으로 찬성을 찍으라고 말해 이같은 행동이 오히려 악영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거론된 말들을 종합하면 합병 조합장 문제를 의식해 남해농협은 흡수 합병을 주장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합병, 앞으로 어떻게 돼나

서면농협은 이번 합병 무산에도 앞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고 규모화된 합병농협을 만들기 위해 합병을 추진할 것이며, 권역 설정을 재조정할 것이라는 밝혀 앞으로 합병구도가 재편성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같은 서면농협의 입장이 앞으로 고현ㆍ설천 농협의 합병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심천마을 한 주민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서면과 남해농협이 합병을 하더라도 조만간 또 합병논의가 제기될 것이 뻔해 합병을 하려면 4개 농협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생각해 반대표를 던졌다고 말해 조합원들이 4개 농협이 하나로 통합되길 희망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따라서 남해농협을 배제한 3개 농협 합병 또는 4개 농협이 하나로 합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합병이 무산된 해당 농협에 조합지원자금와 중앙회 이차보전자금, 조합육성자금 등 신규 자금지원을 중단할 방침이다. 또한 합병권고사항을 이행치 않은데 대한 불이익으로 이미 지원된 자금을 회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