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간병뿐 아니라 집안일·농사까지 도와

 
 
 군내 호스피스 활동을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과 담당을 맡고 있는 보건소 방문보건
이두연 계장. 왼쪽부터 박영덕, 김귀숙, 하정자, 이경희, 이두연 계장, 김수남, 장수미 씨.
 
생애의 마지막을 함께 해주는 사람들. 죽음을 앞둔 말기환자들이 편안한 임종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들. 바로 호스피스이다.

남해에서 호스피스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경상남도에서 올 초 정책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시작되어 현재는 12명의 봉사자들이 활동을 하고 있다.

12명의 봉사자들은 김귀숙 회장을 중심으로 이경희, 박영덕, 김수남, 하정자, 장수미, 김소경, 정옥례, 서승례, 진숙자, 최진심, 박영애 씨이다.

남을 도우며 살고 싶다는 마음하나로 시작해 지금은 말기환자의 마지막 순간에 옆에 있어주는 가족이 돼버렸다.

호스피스들은 말기환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주사나 약이 아니라 옆에 함께 해줄 가족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눈에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환자들이 멀리 있는 자녀들이 보고 싶어 눈물 짓을 때 함께 울어주고 아픔으로 고통받을 때 함께 아파하고 임종 때 가족들과 함께 슬퍼한다.  

호스피스에게는 환자의 아픔을 달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오랜 수발로 인해 지쳐버린 가족들을 위해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심지어 가사일에 농사일까지 돕고 있다.

때론 힘들기도 하겠지만, 그들은 그런 내색보다는 간병에 가사, 농사까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만능 재주꾼이 호스피스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다.

  
 
  
호스피스들은 환자들의 말벗, 목욕, 간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호스피스로 활동하기까지 힘든 것도 많았다고 한다.

개인사비를 털어 활동을 하면서 남편과 싸우기도 하고 자연스레 집안 일에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귀숙 회장은 “내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이 나를 이해해 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장애인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이경희 씨는 “이 환자의 경우 부모가 자식이 장애인이라는 것을 부끄러워한데다 지금은 대장암 말기까지 와  환자가 더 이상 가족에게 피해주기 싫다며 따로 나와 생활하고 싶어하지만 마땅히 있을 곳이 없다”며 “이런 환자들을 위한 작은 안식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호스피스들은 말기환자들이 마지막 생을 웃으면서 보내야 하는데 환자뿐 아니라 가족도 지쳐 죽음이 너무 방치되어 있다며 호스피스 보금자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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