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기뻐” 

  
     
  
남들보다 조금 더 노력하자가 생활신조라는 박덕명 옹은
힘들기보다는 일하는 게 즐겁다고 한다.
 
  

쉰 여덟의 나이에 시작한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어느 덧 일흔이 넘어서까지 하게됐다는 박덕명(읍 북변2) 옹.

일흔이 넘었는데도 “앞으로도 더 할 수 있지. 아직 노인정 놀러 가기에는 내 나이가 젊다고 느낀다”며 박 옹은 내 일을 갖는다는 것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도 젊게 만든다고 말한다.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기 전에는 25년 간 상선을 타며 전 세계를 다녔다는 그는 상선에서 내린 후 할아버지 때부터 살았던 고향집 북변리에서 지내다 주유소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길어야 3년 정도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 주유소 일을 고령의 나이인데도 워낙 부지런하고 성실해 이제는 14년이라는 기록을 세운 베테랑이랑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랫동안 일을 하면서 여러 가지 경험도 추억도 많다고 한다.

지금은 신용카드 결재며 컴퓨터 사용도 실수 없이 척척 해내지만 처음 기기 등이 새로 도입되면 배우느라 고생도 하고 실수도 많았다고 한다.

신용카드 기기가 막 도입되었던 초창기에 1만원을 10만원으로 결재해 애를 먹은 적도 있고, 또한 매일 오후 7시부터 11시와 새벽 5시 반에서 8시까지 일하기 때문에 그 사이시간은 주유소에서 잠을 자는데 새벽에 환자를 싣고 가는 응급차에 기름을 넣어준 적도 있다고 한다.

그는 “나이도 많은데 힘들게 뭐하려고 다니냐며 핀잔을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힘든 것보다 아직까지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어 기쁘다”며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이제는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더 다니고 싶다”고 한다.

박 옹은 지난 여름에 받은 건강검진에도 아무 이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하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현재 자녀들은 다 외지에서 생활하고 할머니랑 둘이서 산다는 그는  내가 벌어서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식들한테 생활비 타서 쓰지 않아서도 좋다며 노인들이 즐겁게 사는 방법은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라고 한다.

또 기름을 넣어주는 자신을 보고 나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며 박 옹은 앞으로는 남해에서도 노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자신의 일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아 노인들이 일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웠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름냄새까지 좋다며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는 박 옹은 오늘도 자신만의 행복한 노후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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