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날씨를 보면 한 때 아이들 사이에 유행했던 '이제 그만'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너무나 잦은 비로 혹시 성격 급한 장마가 일찍 찾아오지 않았나 하는 의문마저 품게 한다. 기상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달간 남해지역에 내린 비의 양은 총 321mm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자주 그리고 많이 내리는 비가 수확철을 앞둔 마늘 작황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써 비는 많을수록 좋은 것일까.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잦은 비는 수확을 앞둔 마늘에는 분명히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잦은 비로 인한 습기와 낮은 온도는 잎마름병, 녹병, 무름병 발생을 재촉해 상품성 저하의 원인으로 만들고 있다. 또 많은 수분 공급은 이상생육의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다시 말해 마늘구는 그대로인데 마늘대만 커지는 기형생육으로 결국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잦은 비가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우리지역 마늘 재배량의 30%를 차지하는 밭마늘 생육에는 충분한 수분공급은 이로울 수 있다. 그러나 논마늘이든 밭마늘이던 배수로 정비가 필수이다. 물빠짐이 좋지 않은 마늘에서 병해충 발생은 당연한 결과.

잦은 비로 인해 마늘 생육이 늦어졌기 때문에 수확시기도 당연히 늦추어야 한다. 마늘의 생장은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으로 구분되는데 마늘구가 성장하는 생식생장기간이 저온과 잦은 비로 짧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수확시기를 늦추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농업기술센터 마늘전문담당 이행식 계장은 "모내기 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는 한 마늘수확시기를 늦추는 것이 높은 등급의 상품을 수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야 어쩔 도리가 없지만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농가의 관심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