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유자보다 30% 높은 가격이지만 기술 전수할 후계자 없어 '고민'

군내 유자 생산 농가들이 대거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인증농가가 대부분 고령화된 농업인으로 앞으로 노동력 부족과 영농 후계자 부재 문제 등이 예상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설천면 친환경 유자작목반(반장 고정오) 소속 반원 26명은 지난달 8일 농관원 남해출장소(소장 심기보)로부터 각각 친환경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무농약 인증 면적은 총 10만7984㎡에 달한다.

이번 인증은 지난 2003년 무농약 인증을 받은 농가(14명)를 비롯해 올해 친환경 유자 생산에 새롭게 도전한 12농가도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남해유자는 한때■대학나무■로 불리며 전국 유자산업을 주도해 왔지만 고흥 등 인근 지자체의 식재 면적이 증가한 90년대 이후 하향세를 거듭해왔다.

하지만 군내 농가들은 차별화가 가능한 친환경 유자 생산을 통해 남해유자의 경쟁력 제고에 힘써 왔다.

유자작목반 고정오 회장은 "현재 고흥 유자의 연간 생산량이 우리군의 배 이상인 약 1만3000톤에 달하고 있고 규모화된 농가들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남해유자의 경쟁력은 친환경 유자 생산에서 찾아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설천 지역 농가들은 친환경 유자 생산에 매진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다수 농가의 대규모 인증에는 설천토종 유자의 유통을 담당해온 농협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설천지역 유자 전량을 소화해온 설천농협은 특히 친환경 유자를 일반 유자보다 약 30% 높은 가격에 판매해 친환경 유자 생산에 농가가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설천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유자의 경우에도 고흥이나 완도산 유자(청)보다 약 3000원 이상 높은 값에 판매해 왔고 친환경 유자는 일반 유자보다 약 30%로 높은 값에 거래처에 공급해 왔다"면서 "앞으로 친환경 유자의 경우 가격을 높게 형성해도 판로에는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처럼 설천농협이 고흥 등지의 유자보다 높은 값에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소규모 유자가공공장을 자체 운영하면서 상품성에 따라 유자를 상ㆍ중ㆍ하로 분류, 알멩이를 제거하고 신선한 과피를 담은 유자청을 생산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왔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설천지역 친환경 유자 생산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풀어야 할 현실적인 문제도 적잖다.

이는 인증농가가 대부분 고령화된 농업인으로 앞으로 노동력 부족과 영농 후계자 부재 문제 등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실제 친환경 유자작목반의 평균연령이 60대 후반으로 상품성 있는 유자 생산과 사후 관리에 대한 노동력이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친환경 유자 생산 기술을 이어갈 후계자가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문제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정오 반장은 "현재 작목반원들은 설천면 전역을 친환경 유자 생산단지로 만들기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이같은 꿈을 이어갈 영농후계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친환경 유자 생산으로 남해유자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문제에 대한 군과 농협의 적극적인 진단과 대책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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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유자 생산으로 부농의 꿈 일군다

안태진씨 유기농 인증 받아

 

  
 
  
 
  


오랜 기간 친환경 유자 생산에 외길을 걸어온 안태진(60ㆍ설천 문의)씨가 지난달 8일 유기농인증(1만3218㎡)을 받았다.

4년 전 무농약 인증 이후 토양관리와 꾸준한 연구로 유기농 인증을 일궈 낸 것이다.

그는 "10년 전부터 친환경 유자 생산에 매달려 왔지만 유기농 인증은 쉽지 않았다"면서 "경제적 목적보다 내 가족이 먹을 과수를 생산한다는 인식 아래 친환경 유자 농사를 지어 왔다"고 말했다.

유자 농사를 포기하는 추세에도 그는 해마다 유자나무 식재를 늘려 현재 400그루의 유자나무를 확보했고 이중 성과수도 300그루에 달해 군내에서 보기 드문 유자 대농이다.

그가 이처럼 유자 식재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안정된 판매망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는 오랜 기간 확보된 고정 고객과 매년 직거래로 100즙에 달하는 물량을 소화해 내고 있고 이 중 특품의 경우는 7만원 선에서 꾸준히 판매하고 있다.

그는 유자 농사는 투입되는 노동시간에 비해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데다 친환경 인증을 통해 고소득 창출이 가능해 20그루 이내의 소규모 농가에서도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자가 돈이 안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군내 유자 산업의 검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친환경 유자 생산을 통해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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