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은 24일 의회에서 2차 추경예산안까지 승인 받아 민선3기 자치호가 이제 안정감 있는 항해를 할 수 있게 됐다. 꼼꼼하게 업무를 챙기면서 차근차근 과제를 풀어나가는 하영제 선장의 모습은 믿음직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묘지정책에 대한 하 군수의 마인드이다. 반드시 지켜야 할 공약도 있지만 문제가 있는 것은 공약은 내용을 수정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정착돼가던 장묘문화개혁운동을 멈추게 하는 '부부사후 이별문제'에 하 군수가 사로잡혀 있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하 군수는 이참에 공약 중에 하나인 민간발전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오는 31일 먼저 관광발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곧 이어 농어업발전위원회도 발족할 계획으로 위원의 선임까지 마친 상태이다.

어떤 설명을 가져다 붙이더라도 이 두 위원회는 관이 주도하는 위원회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미 계획과 예산이 짜여져 진행되고 있는 행정에 대해 위원회가 아무리 좋은 안을 낸다고 해도 받아들여지기 힘든 구조 속에서 한 달에 한 번 모여 관광정책을 논의한들 그것이 어디에 쓰일 것인가.

그러나 그런 한계 속에서도 자문기구인 위원회의 역할을 모두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위원회는 4년 뒤의 평가를 두려워하면서 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 

우리가 제안코자 하는 것은 군이 이런 위원회뿐만 아니라 나아가 군민들이 일상적으로 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단체를 육성할 수 있는 정책도 함께 내놓고 추진해달라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갖는 장점은 지역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붙들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활동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환경단체가 없는 하동군과 환경단체가 있는 남해군의 차이가 크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군에 환경단체가 없었다면 지금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른 광양만의 문제에 우리가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인가?

자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각종 시민단체가 결성돼 다양한 활동을 펼쳐야 한다. 환경단체와 같이 연구와 현장활동을 함께 겸해야 하는 단체도 있지만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연구토론하고 그 성과를 군민들에게 공개하는 시민모임도 있어야 한다. 이들 시민모임과 군수가 일정한 간격으로 간담회를 연다면 굳이 관이 주도하는 위원회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민모임이 형성돼 생명력을 유지하기에는 우리의 토양이 너무 열악하다. 그렇기에 정책이 필요하다. 깊이 들여다보면 군내에도 건전한 시민모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씨앗들이 많다. 하 군수는 남해군의회와 함께 몇 년 후를 내다보며 시민모임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씨앗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을 적극 펼쳐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남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