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네이버 뉴스
요즘 정부의 담배 가격의 인상계획을 두고 시시비비가 한창이다. 어떻게 결론이 날지는 모르지만 찬성하는 사람들은 담배 가격을 대폭 올려서 일단 경제적인 부담을 주면 그만큼 적게 피울 것이라는 예상과 동시에 생긴 재원으로 다른 건강증진 예산을 확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에 담배값 인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담배는 기호식품이니만큼 피울 권리가 있다는 것이고 물리적으로 올려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서로의 의견에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결론이 어떻게 내려질지는 모르지만 흡연이 건강에 해롭고 금연할 경우 각 개인과 전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료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 만큼은 부정할 수가 없다.


담배가 건강에 나쁘고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상식적인 내용이다. 그렇다보니 담배를 끊지는 못하고 소위 ‘순한 담배’로 바꾸어 피우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실제로 담배 종류를 보면 저니코틴, 저타르를 내세우는 순한 담배가 많고 이런 담배가 잘 팔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이 건강에 더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바꾸어 피우는 순한 담배가 과연 건강에 더 이로운 것이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 순한 담배는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해결책이 결코 되지 못한다. 사실 최근의 담배는 담배에 들어있는 해로운 물질의 대표격인 니코틴과 타르의 함량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에 있는데 물론 흡연이 건강에 해롭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가 담배 회사에게도 오히려 좋은 광고거리가 된다. 흔히들 저 니코틴, 저타르 담배가 종전의 담배보다는 더 안전하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흡연성 질환을 줄이려면 ‘금연’하는 방법밖에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사실 니코틴에 중독되어 있다. 따라서 항상 체내에 일정한 양의 니코틴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때문에 설사 순한 담배를 피워서 니코틴 흡입량이 적어진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는 피우는 담배 개비수가 늘어나거나 담배를 더 자주 빨고 또 담배연기를 더욱 깊숙하게 들여 마시는 등의 흡연행위의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보다 순한 담배로 바꾸고 나서는 오히려 니코틴, 타르의 흡입량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순한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암, 폐기종, 기타 질환의 위험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게다가 심장 질환의 경우에도 순한 담배와 보통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위험성의 차이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어느 경우라고 하더라도 담배를 끊고 나면 일년이내에 심장 질환의 위험성이 감소한다. 담배에 필터를 부착시키는 것이 담배연기 중에서 타르와 니코틴의 함량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도 담배가 빨리 타게 만들거나 필터에 환기가 되게 만들거나, 구멍이 많은 종이로 담배를 싸거나 하는 것들도 담배 연기를 희석시켜 타르와 니코틴 양을 줄여 보려는 방법들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순한 담배가 다른 담배들과 마찬가지의 니코틴과 타르 함량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담배 연기가 흡연자에게 적게 노출되도록 기술적으로 변화를 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 뿐만아니라 필터는 담배 연기에서 일산화탄소, 다른 가스 형태의 성분은 전혀 줄여주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저 니코틴, 저타르의 소위 ‘순한 담배’를 피운다고 하더라도 폐암, 폐기종, 심장질환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질환의 위험성이 줄어들 가능성은 매우 적다. 이들 질환의 위험성을 줄이려면 단 한 가지 ‘금연’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할 수가 있다. ‘순한 담배’라고 해서 안전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하겠다.


신호철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의사 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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