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면서 알게 모르게 군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것이 있다. 저문 해에는 우리군의 인구가 또 얼마나 줄었을까 하는 걱정이다.

2002년 12월말 현재 남해군이 집계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군의 주민등록상 인구가 5만595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 말의 5만7916명에 비하면 한 해 동안 무려 1958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세대수로는 2001년 말 2만1373세대에서 2002년 말 2만1242세대로 130세대가 줄었다. 연속 2년 동안 2000명씩 줄었으니 남해인구가 5만 이하의 시대로 될 때까지 700여일 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상시거주인구로 따진다면 우리군은 이미 인구 5만 이하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군의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외지로 빠져나가는 전출자가 전입자에 비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전출자가 5607명, 전입자가 4094명이니 여기서 군민 1513명이나 도시지역에 빼앗긴 셈이다.

그 다음 이유는 사망률에 훨씬 못 미치는 출생률이다. 지난 한 해에 사망한 인구는 814명이었지만 출생인구는 388명에 지나지 않아 사망인구가 출생인구의 2배를 넘는다. 출생률만 보면 2001년에 434명이 태어나 하루에 1.2명이 태어났지만 2002년에는 군내 전지역에서 하루에 겨우 1.1명도 태어나지 않은 것이니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75년 이후 계속 내리막길로 치달은 이런 출생률 감소추세는 특별한 변화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앞으로 더욱 가속될 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10년 뒤에는 지역사회가 제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위기감마저 든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들이 성인이 되는 향후 20년 뒤 내고향은 남해라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388명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라!

군수·도의원·기초의원을 막론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자신이 당선되면 인구 늘이기 운동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당선된 사람이나 낙선된 사람이나 인구 늘이기 운동을 펼치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하는 사람은 없었다. 심지어 남해가 고향인 군청 공무원들 중에도 바깥에 나가 사는 사람이 있어도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

봉급은 남해군민들로부터 받으면서 세금은 다른 자치단체에 내는 염치없는 사람들이 이제 는 염치를 알아야 한다. 남해에서 돈을 벌어 생활을 유지하면서 사는 곳은 남해가 아닌 사람들, 소위 존경받으려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거의 자유를 제약할 수는 없지만 자치단체의 고민이 이처럼 깊어진 마당에는 그들의 각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남해군도, 의회도 더 이상 인구감소를 막을 정책을 내놓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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