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그 일의 중심을 이루는 뼈대가 있다. 그 뼈대가 부스러지면 몸체 전체가 서서히 허물어지고 만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자치단체든 그 일을 추진하는 주체가 일을 추진하는 명분을 가져야 실리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에 실리에 앞서 명분을 충분히 축적하는 일은 중요하다.

남해군이 개척한 스포츠마케팅은 유명관광지로 발돋움하려는 남해군의 의지가 투영돼 있고 관광남해를 향해 나아가는 뼈대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파크는 남해군을 전국 최고의 동계훈련지로 발돋움하게 할 요람이며, 몇 년 안됐지만 관광남해의 거점으로서 성장해나갈 가능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명분과 실리는 서로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다. 명분이 없으면 실리를 추구하기 어렵고 실리가 없으면 명분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 유소년축구대회도, 중고연맹전도 스포츠인구를 남해로 불러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실리를 위함이다.

남해군이 남해축구클럽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 역시 한국 축구 발전의 핵심과제였던 잔디구장 확보를 통해 창의적인 축구를 유소년시절부터 심고, 무분별한 축구유학을 줄여보자는 명분을 축적한 데 있었다. 이 명분을 바탕으로 남해군이 펼쳐갈 스포츠마케팅사업을 마음껏 전국에 알리고 군이 조성한 여러 잔디구장을 연중 활용한다는 실리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게 군의 판단이었다. 즉 남해군의 스포츠마케팅을 위해서 남해축구클럽 운영은 실리와 명분을 모두 얻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 사업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군정이 돌아가는 사정을 보면 명분과 뼈대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우를 범하는 사례가 많아 보인다. 남해축구클럽을 계속 유지 발전시켜나갈 것인지에 대한 군수의 의지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우리는 남해군이 스포츠마케팅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려면 남해축구클럽이라는 좋은 명분을 잘 살려나가야 한다고 본다. 최근 남해축구클럽 학부모들이 클럽을 찬밥처럼 대한다고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대목을 보면 많은 걱정이 든다. 게다가 축구클럽운영은 다행히 많은 우려를 딛고 실리도 많이 얻어질 수 있는 사업으로 변하고 있다. 예컨대 현재 해성중 재학생의 3분의 1이 축구클럽 학생이며, 학생들이 군에 내는 회비만 월 6000만원에 달한다. 

핵심은 군수의 의지이다. 군수의 의지가 명백하지 않으면 실무자들은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잡기 힘들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군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관광수입 확대라는 실리와 축구클럽이라는 명분은 서로 잘 어울린다. 명분을 망쳐 실리까지 잃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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