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운산 자락은 가을바람을 안은
버리들에서 꺾여지고
골깊은 심천다리팍에서 
화려했던 과거를 말하던 물새들이
부둣가 방파제에 모여든다 
 
전어맛을 기억하는 
며느리들이나 이두박근에 푸른 정맥 선명한 남정네들
먹먹한 허기 달래주고 싶은지
매미 태풍에 저 세상 간 당산나무의 슬픈 사연을
알련지 
 
강진만을 헤집고 다닌 벚꽃 빛 속살 
해풍 먹은 마늘을 넣은 된장 박치기
지지러지게  핀 구절초향
찰지고 고소한 맛에 이끌린 장량상마애비도
앞으로 나와 앉았다 
 
달빛도 숨죽이고 잦아든 부두에

만선의 풍요가 저 홀로 은빛 물결로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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