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6시를 기해 정식으로 개통된 노량대교는 오래 묵혀왔던 우리군민의 염원이었다.  김우태 시인의 노량대교의 개통 축시를 보면 노량대교는 ‘비로소 완성된 충무공의 노량대첩’이기도 하다.  

그대는 이제 하나의 형상이 아니라 
생명을 부여받은 귀하신 몸!
우리의 다리이자 날개 / 우리 꿈의 출발점이자 종착지가 되었으니
먼 데서 이루고 돌아오는 자
그가 누구든 맨 먼저 그대에게 인사 드려야 하리.
세상에 상처받고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자
그가 누구든 어서 오라 반갑게 맞아야 하리.

노량대교는 김우태 시인의 이 시구처럼 지난 45년간 남해군의 상징이자 남해군민의 애환을 품어주었던 남해대교의 새로운 화신이다. 노량대교는 남해대교가 가지고 있었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해낸 수단일 뿐 우리군민의 마음 속 그 어느 구석에서도 남해대교의 존재를 갈아치우지 못한다. 
노량대교를 걸으며 거기서 바라본 남해대교는 그 어느 각도에서 보아왔던 자태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노량대교 위에서 남해대교를 바라볼 때에야 비로소 우리는 네가 우리 의 발이 되어주느라 얼마나 고단했느냐는 말을 건네며 위로해줄 수 있다. 남해대교는 이제 그 자체로서 대한민국의 성장발전사를 간직한 문화재적 가치를 지닌 기념물이자 박물관이 될 법 하다. 우리는 남해대교를 통해 노량대교 건설의 의미를 쉽게 설명할 수 있으며, 노량대교를 통해 남해대교의 역사적 가치 역시 쉽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노량대교가 노량대교로 명명됐다고 해서 남해를 부각시키지 못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비로소 완성된 노량대첩’이라는 말 속에는 얼마나 많은 이야깃거리를 담아낼 것인지 생각해보자는 말이다. 이순신 순국공원을 살릴 방안도 바로 이 말 속에 들어있을 거라고 믿는다. 
지난 12일 노량대교 개통식을 통해 남해군과 하동군은 화합과 상생을 위한 천년의 약속을 했다. 두 지역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많은 자원과 동력을 가지고 있다. 섬진강과 지리산의 녹차, 금오산 짚 라인과 하동화력발전소가 어찌 하동군만의 것이며, 남해의 온갖 바다비경과 해양자원, 금산 보리암과 독일마을, 다랭이마을, 마늘과 시금치가 어찌 남해만의 것인가! 
한 가지만 예를 들면 하동군은 하동화력발전소로 얻는 세수 혜택만큼의 환경적 피해를 안는 남해를 위해 남해가 직면한 생활폐기물처리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줄 수 있다. 대신 우수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스템을 보유한 남해군은 하동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해줄 수 있다. 서로의 자원과 동력을 나누면 국가적으로 많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고 힘을 합치면 문화관광 1번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지난 12일 노량대교 위에서 양 군수가 화합과 상생을 위한 천년의 약속을 했다. 이제 그 약속을 실천할 일만 남았다. 그것이 노량대교라는 새로운 결합체를 만든 진정한 의미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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