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코리아 손상철 운영자 - 4개 마을 장수사진 재능기부 남해군 전역으로 확대할지도…
출사코리아 손상철 운영자 - 4개 마을 장수사진 재능기부 남해군 전역으로 확대할지도…
  • 박서정 기자
  • 승인 2018.09.07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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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마을주민들에게 미니관리기로 밭갈이 보답, 앞으로도 계속

사진을 취미로 즐겨 찍었던 일이 이제는 사회로 환원되는 재능기부로 발전하여 미조면민의 사랑을 줄기차게 받고 있는 출사코리아 손상철 운영자를 만나러 본촌마을로 갔다. 대로변에서 위쪽으로 올려다보면 미조항을 내려다보는 둥글둥글한 황토집 한 채가 다정하게 마을을 향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필자의 로망인 향토집을 향해 설레는 마음으로 도착하니 주인보다 먼저 강아지, 누리·깐순이·담비가 바짓가랑이를 물고 반긴다. 
출사코리아 손상철 운영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60년을 살다가 낚시와 풍경사진을 찍기 위해 한 번씩 남해로 오가다 마침내 이곳에 귀촌을 했다. 2014년 땅을 구입하고 어떤 집을 지을 것인지를 미리 구상하고 만들어놓았던 미니어처모형대로 직접 집을 지었다. 1년 동안 공을 들여 흙과 나무로 지은 집은 전문가가 지은 집보다 훨씬 돋보였다. 집 짓는 일을 전혀 해보지 않은 그가 어떻게 이런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충만해 있던 예술 감각이 이런 집으로 아름답게 승화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상철·김효선 부부는 마을 위에 떡하니 앉는 집을 짓는 게 미안했는데 주민들은 오히려 도와줄 게 없냐고 따뜻이 다가와 너무나 고마웠다고 한다. 미리 귀촌생활을 하던 지인들은 시골 텃세가 심하니 잘해야 한다고 부담을 주었지만 만나본 사람들은 생각이외여서 다가오는 느낌은 더욱 컸다. 그때의 고마움이 항상 가슴속 깊이 간직돼 있었기에 어느 날부터 이웃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 드리면 좋을지를 고민했다. 관심을 가지면 답이 보인다고 했든가, 할머니들이 구부정한 허리로 밭갈이를 하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마음이 동했다. ‘그래 저 일을 내가 도와야겠구나’라는 마음을 먹고 밭갈이를 할 수 있는 미니관리기 한 대를 구입했다. 마을사람들에게 밭갈이를 도와드린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미안해했지만 지금은 밭갈이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아 몇 집이 이미 예약돼 있는 상황이다. 
손 운영자는 그림을 잘 그렸지만 사진도 찍고 싶어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사진관에 학생증을 맡겨놓고 카메라를 빌렸다. 사진을 남다르게 찍고 싶은 마음이 컸던 그는 카메라 교본을 사서 독학을 하며 찍고 싶은 인물과 풍경을 다각도로 담곤 했다. 결혼을 하고 아이들이 생겼을 때는 성장모습을 남기고 싶어 83년도에 한 달 월급으로 비싼 카메라 한 대를 구입했다.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 이외에도 소담스런 골목 풍경에 빠지기도 하고, 날씨 좋은 날은 산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필름 값을 많이도 소비했다. 사진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기상이었기에 그것을 항상 먼저 챙기며 움직였다.

사진을 찍는 방법과 기상을 공유하며 11년째 운영하고 있는 출사코리아에 가입된 회원은 현재 4만5천여 명이며 매일 접속하는 회원은 1만여 명이다. 사진 찍는 일을 하면서 포토샵 강좌로도 이어졌는데 10년 동안 그것을 무료로 전수해 주고 있으며 2014년부터 동서대학교 사회교육원 포토샵출강을 통해 많은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2009년에 전문포토샵 강좌를 처음 열었을 때는 인터넷에 자료가 없어 많은 공부를 혼자 해야 했다.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쌓으며 지내는 동안 어느 날 마을에 초상이 나게 되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비가 없었던 가족들은 영정사진이 없어 젊었을 때 찍어놓은 사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사연을 알게 된 부부는 마을을 위해 밭갈이만 도울 게 아니라 장수사진도 찍어드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다. ‘미조면에 70세 이상 어른들이 몇 분이나 될까’ 하고 조사를 했더니 약 300명 정도가 되었다. 주민들이 직접 읍내로 나가서 사진을 찍고 액자를 만들면 몇 만 원이 든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손 운영자는 마을이장에게 자신의 뜻을 전한 후 지난 4월부터 장수사진을 무료로 찍어드리고 있다. 

그가 살고 있는 본촌마을을 시작으로 사항마을·팔랑마을·답하마을에서 지금까지 120명 정도의 사진을 촬영하여 액자까지 만들어드렸다. 사진을 찍기 전 아내(김효선)가 화장과 머리모양을 다듬어 주는 덕분에 찍은 사진을 보정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고맙다고 했다. 부부가 장수사진을 찍는다는 내용이 남해신문을 통해 7월 6일과 7월 27일에 보도가 되자 이 기사 글을 본 어느 금융기관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고 미조면 복지과에서는 적십자봉사원을 지원해주어 화장과 의상 등을 준비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어른들은 본인의 얼굴보다 15년에서 20년 정도 젊게 만들어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빠뜨리지 않는다. 손 운영자와 친근하게 지냈던 73세 어르신은 원래 대머리였는데 사진 속의 인물은 머리숱도 많게 하고 주름살도 없애 주었다. 그 사진에 흡족했던 그가 아내에게 휴대폰으로 보냈더니 “이 사람 누구냐”는 답이 돌아왔다는 에피소드를 전해주었다. 

좋은 풍경을 찍기 위해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목숨을 걸면서까지 찍은 사진도 더러 있다. 해외출사도 나가곤 하는데 얼마 전에는 몽골에서 은하수와 오로라 현지민들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아올 수 있었다고 뿌듯해했다. 그리고 제일 기억에 남는 사진은 작년 겨울에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찍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사진가들은 같은 곳에서 건진 다른 사진 남다른 시각과 기법을 추구하며 찍은 사진을 최고로 여긴다. 몽골에서 은하수 9컷을 찍어 파노라마로 완성한 사진, 백두산 천지연을 10년 정도 오가면서 찍은 사진도 귀한 사진으로 꼽았다. 우여곡절 끝에 찍은 귀한 사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진들을 어떤 이가 필요로 할 때는 기분 좋게 기증을 하며 보람을 느꼈다. 앞으로 찍어보고 싶은 사진은 우주에서 지구를 담는 것인데 경비가 많이 들어 힘들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욕망은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을 통해 가족애를 더욱 다지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그는 손녀와 손자 사진도 놓치지 않고 소중한 앨범집으로 태어나게 했다. 성장하는 아이들의 사진으로 만든 앨범집을 매년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하고 있었는데 더 예쁘게 자라주길 바라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마음이 가득했다. 손 운영자는 자기만족을 위한 사진뿐만이 아니라 타인의 만족까지도 만들어가고 있다. 9월 중순부터 새섬과 범섬에서  또 다른 마을 어른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할 예정이다. 기회가 된다면 미조면을 다 끝낸 후 다른 면으로도 확대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부부의 이웃사랑 실천은 은하수보다 더 반짝거리며 오랫동안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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