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장충남 군수가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에게 직접 군정 주요현안에 대해 요점을 간추려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군정의 최고 결정권자로부터 직접 주요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니 정권이 교체됐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정권교체로 무엇보다 달라진 것은 장 군수가 앞으로도 계속 이날과 같이 군정 주요현안에 대해 기자들에게 직접 브리핑을 하겠다고 약속한 점이다. 군민들의 눈과 귀, 입 역할을 하는 언론인들에게 당면 현안에 대한 정기적인 브리핑을 해서 군정 추진사항을 보다 투명하고 정확하게 군민에게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장 군수가 4년 내내 이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특히 이날 장 군수가 브리핑한 ‘민선7기 행정기구 개편안’을 보면 민선7기 군정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예측가능하게 한다. 군정이 예측 가능할 때야말로 전체 공무원이 한 가지 방향으로 힘을 집중할 수 있고, 군민들은 믿음을 가지고 군정에 참여할 수 있다.

이 행정기구 개편안은 23일 아침 조례규칙심의회를 거쳐 의회에 상정됐다. 의회는 내달 3일부터 열리는 제1차 남해군의회 정례회를 통해 이 안을 다룬다. 장 군수가 그동안 의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왔기에 큰 어려움 없이 행정기구 개편안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남은 것은 전체 공무원이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게 만드는 인사다.

본지는 민선초대 김두관 군수시절, 우리군 공무원들이 한 결 같이 신바람 나게 일했던 모습을 떠올린다. 뭐든지 한 번 해보자는 의지가 충만했다. 어떻게 하면 공직사회 전체에 다시 그런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인사의 생명은 ‘공정함’ 그 자체가 아니라 ‘공정함에 대한 조직원들의 신뢰’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본지는 민선7기 첫 번째 인사를 단행할 장 군수가 새겨들을만한 메시지가 이 경구 속에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집단이나 사람의 평가보다는 세평을 널리 듣고 결정하는 인사가 되기를 바란다.

장 군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최대현안으로 떠오른 망운산 풍력발전소 문제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앞으로 진행하게 될 개별적 인허가 절차에는 군이 조건부로 단 주민의견 수렴, 즉 주민수용성을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군민의 여론에 따라 개별허가는 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나아가 여론의 경중은 여러 차례의 토론회를 거치면 상식선에서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며, 찬반의 경중이 가려지지 않으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법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최종결정은 본인이 내리겠다고 확언했다.

그렇다면 남아 있는 문제는 이 사안에 대한 군민의 의견이다. 사업자나 반대하는 군민 양측 모두 군민의 생각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길 치열한 토론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예견할 수 있다.

장 군수의 이날 브리핑 중에 유별히 눈에 띄는 내용은 ‘20년이 걸리든 30년이 걸리든 장차 우리군을 친환경에너지자립섬으로 만들고 싶다. 그것이 국가정책에도 부합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포부를 밝힌 점이다. 이를 위해 명칭이 달라지는 지역활력과(경제과)에 친환경에너지팀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망운산 풍력발전소 문제가 풍력발전 그 자체가 아니라 망운산 정상부 능선이라는 입지의 문제라고 언급한 내용과 친환경에너지자립섬을 구축하고 싶다는 포부를 포개어 판단해보면 본지는 망운산 풍력발전소의 앞날을 충분히 예측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향을 예측 가능하게 하는 군정이야말로 군민들의 헛고생을 줄일 수 있고, 행정낭비를 예방할 수 있고, 하나의 정책마다 공무원의 소신을 녹여낼 수 있다고 본지는 확신한다.

이 외에도 신설되는 도시재생팀, 인구정책팀, 귀농귀촌팀을 독립신설 되는 2개의 담당관(기획예산담당관, 관광진흥담당관)이 원팀이 되는 체계를 구축하면 남해읍구도심재생과 청년일자리 창출, 상대적으로 위축된 중북서부권역 경제활성화에도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 믿는다.

아무리 꼬인 문제도 군민의 중지를 모으면 풀어내지 못할 문제가 없다. 아무리 작은 문제도 군민과 직접 대화하는 민선7기 군정이 되길 바란다. 정권교체의 진정한 효력이 태풍처럼 일어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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