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그렇다. 우리들이 배워온 기억 속에는 6,25 전쟁의 최대 격전지, 이 땅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꺼져 가는 생명선 앞에서도 수없이 목이 터져라 부르고 또 불렀을 부모님과 처자식의 이름들이 아직도 들리는 것 같아서 차마 고개를 들 수도 없이 마음이 무거워 온다.
잠깐의 묵념에서 깨어나 마음을 추슬러 사방을 보니 넓은 평야가 시야에 들어온다. 철원평야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2차선 좁은 길을 가다보니 조선의 3대 도적으로 불리는 의적 임꺽정의 설화가 있는 고석정 국민관광지가 눈앞을 스쳐가고 5분을 더 가니 오늘 우리가 예약한 여름이야기 팬션이다. 도착과 동시에 래프팅 조교가 버스에 올라와 큰 목소리로 앞으로의 간단한 준수 사항은 얘기한다. 그런 우리들은 60이란 나이도 잊은 채 “예!”라고 대답하고 그들의 지시사항에 몸과 정신을 맡기고 조교들의 노예가 되었다. 얼마간의 안전교육과 안전장구를 지급 받고 자연의 보고 천하비경이 있는 한탄강으로 무거운 고무보터를 들고 내려갔다. “우와!” 40여명의 우리 회원들은 너무나 아름다운 비경에 감탄사를 계속해서 연발하고 있었고 그럴수록 조교의 목소리는 커져갔다. “여러분이 애들입니까?”
다시 계속된 우리들의 즐거움과 행복속의 재잘거림 속에 벌써 보터는 물 위에 띄워져 있었고, 스릴과 쾌감의 동심속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우리들은 함성과 물장구로 이미 옷은 다 젖었다. 물장난은 더해져서 한탄강은 즐거운 고함소리로 메아리 치고 있었다.
특히 굽이쳐 흐르는 협곡과 여울목을 지날 때는 스릴을 넘어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럴 때면 여자친구들의 큰 괴성에 공포는 더해졌다. 이렇게 재경 7512보물섬 산우회의 우정은 깊이를 더해 가고 있었다.
어느덧 4.5km 거리를 한순간에 도착한 우리들의 아쉬움은 크지만 배고픔은 참을 수가 없어 미련 없이 발걸음은 바비큐장으로 향했다. 한상 가득한 차림에 배는 더 고파 오니 그렇게 말 많은 친구들도 먹는 데만 집중해 순간의 침묵만이 흘렀다. 그도 잠시 몇 숟가락의 밥과 몇 잔의 술이 허기진 배를 채우자 또다시 하나 가득 우정의 대화는 이어져 갔다.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 흘러서 다음 목적지를 항해서 가고 있었고 한탄강 하늘다리와 비들기낭 폭포에 도착했다. 잠깐의 휴식과 함께 찾은 곳은 지질공원으로 화산이 폭발하면서 형성된 주상절리와 깊은 계곡과 비둘기 둥지를 닮은 비둘기낭 폭포는 보는 시원함을 넘어 풍겨오는 냉기가 추위를 느끼게  했다. 또한 하늘다리는 200m 길이와 50m높이를 자랑하고 좌우 흔들림으로 다리 위에서 겁먹은 사람들의 바둥거리는 모습에 모처럼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다.
그렇게 시간은 우릴 버스에 태우고 내일을 위한 일상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원점회귀 장소인 동대문역사공원역에 도착했다. 너무나 즐거운 하루를 아쉬움 가득한 모습과 못 다한 추억은 다음으로 약속하고 내일을 향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래 재경보물섬산우회 회원 여러분!  여러분들은 우리에게 있어 선물과 같은 존재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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