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천동초등학교와 천호도서관이 인접해 있는 서울 강동구 천동어린이집 김수선(58) 원장을 찾아갔다. 5층 건물인 천동어린이집 벨을 누르자 김수선 원장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남들에게 내세울 만한 게 없다고 정중히 사양했던 터라 어렵게 김 원장의 수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가 얘기를 나누었다.  김수선 원장은 해양초와 남해여중을 졸업하고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후 한국방통통신대 유아교육학과, 세종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학 석사까지 마친 학구파이다. 현재 새마을문고 강동구지부문고 회장, 새마을문고 서울시지부문고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천동어린이집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유아교육에 20년째 섬기고 있는, 남보다 두 배로 부지런한 남해인이다.
김 원장은 이동면 석평 출신으로 부친 고(故) 김태범씨와 현재 서울에 살고 있는 모친 박미례(86세)씨의 3남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부친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녔으며 부산에서 교사로 있다가 큰 집이 있는 남해읍으로 이사를 하여 부화장도 운영하고 사료장사도 했지만 실패만 거듭했다.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병아리 장사, 생선․ 과일 장사를 했다. 장녀라 여중 때부터 종이봉투를 만들어 어머니를 도왔다. 

여중 시절 담임선생님은 진학할 형편이 안 되니 진주에 가서 일하면서 야간고등학교로 가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외삼촌이 살고 있는 서울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담임선생님이 1,500원 주셨다. 그 돈으로 야간기차를 타고 서울로 왔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남해 동생들에게 학비를 보내주었다. 집안의 장녀로서 동생들 교육까지 책임졌던 것이다.
서울에서 생활하는데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외삼촌에게 부탁하여 어머니는 서울대학병원에서 신장 하나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게 되었고 그 이후 전 식구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결혼 후 학업에 대한 열망으로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쾌히 승낙해 주어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세종대 행정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다. 대학원 시절 정보통신부의 제1회 인터넷중독강사 교육을 받고 서울, 경기권까지 학부모교육, 교사교육, 청소년 인터넷 중독집단상담 등 어린이집 운영과 강의를 다니면서 친정생활비로 매월 100만 원을 보내주었다.
스스로 돈을 벌어 고학을 하면서 김 원장의 꿈은 늘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이었다. “내가 키가 크지 않고 아이들을 좋아하기에 유아교육을 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김 원장은 4년 전까지만 해도 원생 300~400명에 교사 40~50명을 두고 어린이집 4곳을 운영하다가 현재는 2곳은 팔고 1곳은 임대주고 1곳만 운영하고 있다. 
김 원장이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특징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숲생태수업 체험장(남양주시 수동)을 갖추고 어린이집과 연계해서 운영한다는 점이다. 남편과 함께 수동시온캠프를 준비해서 운영 중이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해서 실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남해인의 강한 긍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김 원장은 1997년 9월부터 새마을문고 봉사를 시작했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5세 정도 되면 한글에 눈을 뜨기 시작하여 점심식사 후 어린이집 근처 도서관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봉사를 하게 되어 지금까지 21년째 하고 있다. 천동어린이집은 도서관 책 읽기 나들이를 만 1세부터 격월로 근처도서관에 간다. 만 2세부터는 매달, 만 3세 이상은 수시로 도서관을 이용한다. 유아 때부터 책과 가까이하는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 원장은 어린이집을 20년 동안 운영하면서 “꿈을 키우는 아이세상, 자연을 사랑하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믿음, 소망, 사랑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고 있다.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아이들의 작은 울음에도 아파하며 사랑으로 품겠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마 6:33) 이 말씀대로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한다.
어린이집은 유아의 보육과 교육에 집중하는 기관이다. 여성가족부 인가사항인 어린이집은 애초 맞벌이 부부들을 위한 탁아 기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육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이제 어린이집에서도 교육기능을 강화하고 있으며 만3세부터는 초등학교를 준비하는 전 단계인 누리과정으로 유치원과 동일한 교육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누리과정에서 제시하는 영유아 교수학습방법의 기본원리는 놀이를 중심으로 교수학습활동이 이루어져야 하며, 영유아 흥미중심 활동을 선택하고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생활 속 경험을 소재로 하여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를 습득 하도록 하고, 영유아와 교사, 유아와 유아, 유아와 환경 간에 능동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도록 하며, 주제를 중심으로 여러 활동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고 실내외 활동, 정적동적 활동, 대소집단 활동 및 개별 활동, 휴식 등이 균형 있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김 원장은 어린이집을 운영함에 있어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을 강조하고 있다. 1층에서 5층까지 50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교실과 놀이공간(유희실, 옥상놀이터, 독서방 등) 뿐만 아니라 실외놀이터, 놀이기구, 옥상 물놀이 수영장 등이 아이들이 놀기에 안전한지 매일 살펴본다.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소화기나 구급상자 등의 비치도 확인한다. 위생관리도 철저히 한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고향 남해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김 원장은 “고향을 지키는 군민들이 자부심가지고 정직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문학기행을 통해 1년, 혹은 격년으로 한 번씩 남해를 방문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자녀를 많이 낳아야 한다. 형제들끼리 자라면서 사회성을 배우니 가정교육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동구남해향우회에는 우연히 정해주 회장을 알게 돼 참석하게 됐다. 향우회에 나가보면 어렵게 사는 향우들 사연을 종종 듣는다. 십시일반 서로 도왔으면 하는 바람이며 김 원장 본인도 이런 일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남편 김용호씨와 결혼해 1남1녀를 뒀다. 딸 김솔아씨는 국제변호사로 국내 대기업 법무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아들 김동영씨는 회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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