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異見)은 일단 보류하고, 의견을 같이 하는 것부터 협력한다는 의미로, 공통된 부분을 함께 추구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은 남겨둔다는 것이다. 즉, 의견이 서로 다른 점은 일단 접어두고, 공통분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말과 상통한다. 
 '구동존이'는 1955년 중국 총리이자 외교부장인, 저우언라이(周恩來)가 아시아 아프리카 국제회의에서 연설 중 천명한 평화공존 5원칙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처음 사용한 말에서 전래되었다. '구동존이'는 '구대동존소이(求大同存小異)'의 줄인 말인데, 즉, 큰 뜻에서 같은 것을 찾아보고, 작은 차이는 일단 놔두자는 뜻으로, 중국의 수뇌가 바뀔 때마다 외교정책이 변화하는 과정은 있어도, '구동존이' 정신은 중국대외정책의 기본이 될 정도로 인정되고 있다. 
 1949년 공산당정권이 수립한 후, 주변국을 자국의 세력 범위에 묶어 두겠다는, '굴레를 씌우듯 얽매고 구속 한다'는 기미(羈縻)정책을 대외 원칙으로 삼다가, 덩샤오핑(登小平)때는,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어둠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의 소극적인 원칙으로 입장을 바꾸다가,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이 경제성과로 크게 융성하였다. 장쩌민(江澤民)은 '필요한 일에는 적극 나선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를 표방하고, 후진타오(胡錦濤)는 주변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면서 '평화롭게 우뚝 선다(大國)'는 화평굴기(和平崛起)를, 지금의 시진핑(習近平)은 '해야 할 역할을 주도적으로 한다'는 주동작위(主動作爲)로, G2로서의 위상제고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대외정책의 변화에서도 중국외교의 부동의 지혜로, '구존동이'가 지속되어온 원칙이다.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에서 군자(君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배(小人輩)는 '동이불화(同而不和)'라고 했다. '화이부동'은 상대방과 서로 차이점은 있지만 그것을 인정하면서 같은 목적을 추구하는 '구존동이'와 같은 말이라고 하였으며, '동이불화'는 자기와 다른 의견을 가진 상대를 무차별 공격하는 것으로, 바로 공자가 말한 소인배의 모습이다.
 외교나 협상에서 갈등은 언제나 있을 수밖에 없다. 그 갈등에 각자의 치밀한 전략까지 더해지면 상황은 그 이상으로 복잡하게 꼬여가게 마련이다. 협상은 어떤 방식으로든 진행되어야 하고, 협상의 출발은 사실 확인이다. 사실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해결은 출발한다. 남북회담, 북미회담 등, 핵무기 전면폐기와 같은 중대사안도 마찬가지다. '같은 부분은 해결하고 그렇지 않는 부분은 남겨놓은 상태로, 이해관계가 같을 수도 있고 부딪힐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일단 '구동(求同)'을 먼저 시작하면 '존이(存異)'는 좁혀질 것이다. 아무튼 협상은  쉽지 않고 참으로 어렵다고 하지 않는가?
국가 간 뿐만 아니라 노사(勞使), 여야(與野)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상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혜나 진리는 알고 보면 사실 단순하다고 본다. 바로 '구존동이' 역시 지혜이고 진리라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점은 인정하면서 공동의 이익을 추구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 정답이 아닐까 유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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