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 18년 동안 개인택시운전을 하며 남해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던 정 씨는 6개월이나 버스승강장에 청소가 되지 않아 지저분한 것을 보고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남해병원 옆 택시승강장은 택시업을 하는 사람들이 돌아가면서 청소를 하기에 깨끗한 반면 버스승강장은 통 관리가 되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래서 얼마 전에는 큰 맘 먹고 버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포대 몇 개에 주워 담았다. 누구나 지저분함은 느끼지만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나서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볼까 하는 시선 때문에 모두 지나치기 십상인 일을 그는 눈치 보지 않고 해냈다. 몇 년 전에는 관련기관에서 청소도 하고 관리도 했지만 지금은 손을 놓은 상태이다. 정 씨는 남해 사람들에 대해 남해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런저런 소견들을 들려주었다.         -편집자 주

△쓰레기를 주워 담은 포대 몇 개를 찍어 본사로 보내주셨는데 어떤 것들이었는지
-담배꽁초는 물론이고 병‧캔‧이불‧종이‧비닐봉지 등이었다. 그 중에는 6개월 동안이나 방치되던 쓰레기들도 있어 답답하고 안타까운 마음 가득했다. 그래서 잠깐 택시운행을 중단하고 청소를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접해 있는 남해병원을 방문하여 청소에 대해 물었더니 자기 관할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고 행정기관에서도 내 몰라라했다.
 

△주변이 아무리 더러워도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을 텐데 남들이 꺼리는 일을 솔선수범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궁금하다.
-택시업을 하다 보니 10개 읍‧면으로 손님을 모시고 다니게 된다. 그때마다 버스승강장을 보게 되는데 보는 곳마다 청소가 되지 않아 마음이 쓰였다. 나무의자에는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고 주변에는 풀까지 나 있어 누군가 관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쓰레기통도 구비되어 있지 않으니 쓰레기들이 승강장 주변에 모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택시승강장에는 포대라도 걸려 있어 그나마 관리가 되는데 버스승강장은 그런 것조차도 없어 남해군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옛날에는 환경미화원들이 있어 버스승강장 주변에는 쓰레기들이 거의 없었는데 지금은 가는 곳마다 쓰레기들이 보인다. 저 쓰레기들을 관광객들이 본다면 우리 남해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우려가 어느 날부터 생겨 몇 번 줍고 쓸고 뽑고 닦기를 했다.
 

△어떻게 하면 깨끗한 남해 다시 오고 싶은 남해가 될 수 있을지 소견을 부탁한다.
-마을 이장들이 동네 일로 많이 바쁠 줄 안다. 하지만 버스승강장은 그 마을의 얼굴이고 관문이다. 자기 집을 쓸고 닦는 것처럼 버스승강장도 그렇게 관리돼야 한다. 그리고 각 마을에 전담요원을 배치하여 약간의 수고비를 주고 깨끗한 거리 다시 오고 싶은 남해가 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이라도 일주일에 한두 번씩 청소원을 배치하여 남해를 찾는 사람들이 쾌적한 환경 깨끗한 거리에서 만족을 느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쓰레기를 가마니포대에 담고 빗자루로 쓸고 물걸레를 가져와 주변을 닦고 호미를 얻어와 주변 풀도 메고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 6.13지방선거가 끝난 후 선거운동원들이 쓰레기봉지를 들고 청소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문득 저 사람들처럼 당선자들이 낮은 자세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을 찾아 봉사하고 헌신적인 생활을 한다면 이 사회가 보다 더 발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모두 생색내기에 그치는 일은 존속성도 없고 남들이 좋은 시선을 보내지도 않는다. 이 거리가 정말 깨끗해지고 앉고 싶은 의자가 되게 하겠다는 생각이 진심으로 전해질 때 모든 사람들의 시선은 따뜻해지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여름이 되면 버려진 쓰레기에 파리 모기 등 해충들이 몰려들 것이다. 서로가 각별히 신경을 썼으면 한다. 어둡고 구석진 곳을 양지로 만들어주고 사람들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한 남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개인택시를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그리고 택시업을 하게 된 계기는 
-남해군 수협 남면지점, 동남해농협, 새남해농협, 창선농협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다. 퇴직 후 그냥 놀 수 없어 할 일을 찾던 중 이 일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택시업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대외적으로 상덕초 22회 연합동창 회장, 해성중 동문 초대기별체육회장, 남해해성중‧고총동창회장, 남해읍 현대마을 초대이장을 역임하며 봉사활동을 했다.
 

△남해사람으로서 남해를 위해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남해가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읍 도심지를 비롯 면소재지 등 많은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다. 택시기사로서 외지 손님을 모시는 과정에서 남해가 깨끗하고 풍광이 무척 아름답다고 칭찬한다. 김두관 전 군수는 남해스포츠파크 독일마을을 조성하여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였고  하영제 전 군수는 남해읍 도심지 지중화공사 등 조경에 많은 예산을 투입, 읍 발전에 최선을 다했다. 정현태 전 군수는 부자남해 만들기 슬로건으로 마늘축제 등 지역의 특색사업 등 이벤트 행사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였고 특히 남해읍을 비롯 외곽지대 마을에 버스정류소를 회사용역에 맡게 보기 좋게 제작하여 군민들의 대중교통 승하차에 세심한 신경을 써왔다. 특히 쾌적한 환경 만들기 등 친환경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임군수들의 이 같은 노력으로 그동안 남해는 깨끗한 남해 이미지를 유지해왔었는데 차츰 무신경으로 바뀌었다. 손님을 모시고 다닐 때마다 옛날의 거리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하나쯤이야 이래도 되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은 모두 버리고 모두 남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도로 곳곳에 신경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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