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부부 화합의 도리를 일컫는 말〕

 

'남편이 앞장서 부르면 아내가 따르는 것이 부부의 화목한 도리'라는 뜻으로, '지아비가 노래 부르면 아내는 따라 부른다'는 것은 부부의 화합을 이르는 말이다. 예로부터 '부창부수'는 부부화합의 근본으로 여겼다. 하지만 남녀가 평등하고 함께 생업에 종사하는 요즘에는 누가 먼저 주장하던 한편이 진실 되고 합리적인 좋은 아이디어(idea)를 내면, 다른 한편이 이에 잘 호응할 때, 가정이 평화롭게 되는 것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부부의 소중함을 일깨어 주는 아름다운 성어가 아닌가 싶다.
부부간의 화합을 바라는 비슷한 성어로는, 거문고와 비파가 서로 화음을 맞추듯 부부 사이가 정답고 화목한 금슬상화(琴瑟相和), 부부가 되어 평화롭게 살면서 함께 늙는 백년해로(百年偕老), 금실이 좋은 부부사이를 원앙새와 같은 원앙지계(鴛鴦之契) 등이 있다.
 중국 육조시대(229~589:오吳~진秦) 양(梁)나라 주흥사(周興寺) 천자문(千字文)에서 유래하였다. '예로부터 남편이 현명하고 지혜로워 이를 말하니, 부인은 남편을 믿고 따르며 화합하고 가정의 안정을 꾀하였다.'라는 문구에서 나온다. 그래서 평온한 가정은 '부창부수'가 필수라고 했다.
 '부창부수'는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사용하던 것으로, 가정평화와 안녕을 말한다. 특히 고대 농경사회에서 밭일이나 논일을 할 때, 남편이 앞장서서 힘차게 일을 하면, 아내가 뒤를 따르며 정답게 일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나아가 부부간의 사랑과 평화, 협동심과 같은 좋은 궁합을 떠올리는 성어이기도 하다. 여기서 창(唱)은 노래하다는 뜻보다도, 어떤 말을 먼저 주장하거나 외친다는 의미로 '앞소리'라고 보면 된다. 그러므로 남편이 먼저 앞소리를 하면 아내가 함께 뒤를 따른다는 것이다.
 부부를 일심동체(一心同體) 또는 이신동체(二身同體)라고 했다. 두 사람이 합쳐 1+1=2가 아니라 1+1=1되는 것은 각각 개성이 반(半)만 남게 되기 때문인데 그것이 사랑이라고 일석(一石:이희승李熙昇)이 풀이 한 적이 있다. 속담에 '부부간 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말이 있다. 물을 칼로 베어도 흔적이 남지 않고 합쳐지듯이 화합하기 쉬움을 비유한다. 하지만 한몸이 물 베기라고 해서 갈등이 없을 수는 없다.
 남편이 옳은 의견을 낼 때, 아내가 그 뜻에 잘 따라 화합하는 것이지, 턱없는 주장에도 잘 따른다는 것이 아닌 것은 말 할 나위없다. 하지만 '남남이었던 부부가 서로 만나 같이 늙으며, 같은 무덤에 묻히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다'는 '해로동혈(偕老同穴)'은 점차 옛 이야기가 되는 듯하다.
 자식 때문에 산다는 부부가 자식을 결혼 시킨 뒤에는 성격? 탓으로 황혼이혼을 하는 노부부(老夫婦)가 큰 폭으로 는다고 하니,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좋은 뜻은 따르고, 역지사지(易地思之:본지'17.5.19보도)로 서로 양보하며 이해하고 의지하면, 노후가 더욱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래저래 부모는 자식 혼수(婚需)문제로 정신적 물질적 갈등이 계속되는 등, 사회적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혼수로 인한 결혼직전 파경을 맞거나, 이혼을 하는 부부를 종종 쉽게 볼 수 있다. 허례허식을 탈피하고 전통적이고 검소한 혼례문화를 다시 만들어 나가야 하는 사회적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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