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며 따르지만, 세력이 없어지면 냉정하게 떠나는 세상인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것으로, 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여 좇고, 권세가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세속의 민심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속담에 이러한 모습들을 풍자한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한다(부간부념통(附肝附念通)'.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감탄고토甘呑苦吐본지'13.
10.4보도)'는 말과 '염량세태'와 무엇이 다른가를 생각해 본다.
중국 전국시대 제(齊)나라의 권력가 맹상군(孟嘗君)의 일화에서 유래 했다. 맹상군은 제나라 위왕(威王)의 아들로 정승을 지냈으며, 역사에서 천하의 부귀와 영화를 한 몸에 지녔던 인물이다. 당시 맹상군은 권력을 잡고 있었지만 인덕(仁德)도 있어 재주 있는 사람들과 뜻을 이루고자하는 선비들을 위해 집도 마련해 주고, 식객(食客)들을 받아들여 수천여명의 숙식을 제공해 주는 등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었다. 날로 거침없는 위세와 맹상군의 세력이 커져가자 불안감을 느낀 제나라 왕은 맹상군의 지위를 파직시키고 나라밖으로 추방하였다. 그러자 그에게 도움을 받은 식객으로 머물렀던 수많은 사람들도 하나 둘 뿔뿔이 흩어지고 모두 맹상군 곁을 떠나버렸다. 세월이 흘러 자신의 행동을 뉘우친 제나라 왕은 맹상군을 다시 불러 지위를 복권시키게 되는데, 그를 떠나 뿔뿔이 흩어졌던 식객들이 다시 찾아들기 시작했다. 맹상군은 이런 상황을 몹시 당황하며 "이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염치로 다시 나에게 오는가?"라며 내 쫒으려 하자, 측근 참모가 "사람들이 아침에 시장에 모이고 저녁이 되면 시장을 떠나는 이유는 아침시장을 좋아하고, 저녁시장을 싫어서가 아니오라 저녁시간에는 이미 물건이 모두 팔리고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주군(主君)이 권세를 잃자 떠나고 권세를 되찾게 되자 다시 모여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일 뿐입니다. 마음은 상하겠지만 저들을 물리치지는 마시 옵 소서" 이에 맹상군도 마음은 아프고 쓰리지만 그들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렇듯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현재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돈과 권력이 있는 곳에는 어김없이 한 몫을 챙기려는 아첨꾼들이 모여들기 마련이며, 이런 현상이 인간의 모습이라는 '염량세태'의 성어와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하는 우리 속담이 그렇게 반가운 일은 아니어서 왠지 쓸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명심보감 계성편(戒性篇)에 '장단 가가유(長短 家家有)요, 염량 처처동(炎凉 處處同)이라'. '장점과 단점은 집집마다 있고, 따뜻하고 싸늘한 것은 곳곳이 같다'는 뜻이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장 ․ 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덥든 춥든 어느 곳에 가든 똑 같다는 것이다.
6.13 지방선거가 가까이 닦아온다. 권력을 좇는 부나방이 도처에 출몰할 것을 생각하니, 어김없이 배신의 계절이 돌아 올 것이다. 선비와 지도자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지조를 버리니, 예나 지금이나 몰상식한 정치꾼들이 득실 되고 있을 것임엔 틀림없어 지켜볼 뿐이다. 이익을 쫒아가는 원초적 본능 앞에 인간의 본성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 또한 사회적동물이기에 혼자이거나 고독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염량세태'와 같은 간사(奸邪)한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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