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생애 첫 만남은 벌써 52년이 됐다. 6년이란 세월의 시간 속에 교정의 추억을 고스란히 뒤로하고 생애 첫 졸업과 함께 이별한지도 언 46년. 그후 각자만의 길을 가야했던 우리는 언제나 가슴속 깊이 묻어둔 아련한 추억 속에 머물러 있던 동심 속 주인공들이었지.
유수 같은 세월은 흘러 벌써 우리들 나이 언 60살 이다. 코 흘리던 그 앳된 얼굴에는 주름만이 가득하다. 한 겨울 손발이 트고 갈라져서 피 흘리던 그 손에는 세월의 흐름과 인생살이의 고뇌와 삶의 무게가 드리워져 있어 코끝이 찡함을 느끼다 못해 숙연함을 느낀다. 더욱 안타까움은 너무나 많은 벗들이 벌써 우리 곁을 떠나 아쉬운 영혼으로 하늘나라로 가고 삶의 힘들었던 육신은 우리와 같은 땅에서 영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늘 모임을 같이한 40여 명 친구들의 마음 저리게 했다. 
친구야! 어디 갔다 이제 왔니? 잠시의 회상을 뒤로하고 그렇게 만난 우리들은 삼삼오오 모여 46년 동안 못다한 우정과 추억을 나누었다. 
한없는 좌담을 뒤로하고 우리들의 영원한 만남을 위한 동창회 총회는 총괄 총무 최강규 회원의 사회로 시작되었다. 김일석 총괄회장의 인사말과 새로운 임원진 선출로 이어졌다. 신임 회장에 홍순견(부산)과 총무 홍성철(서울)과 홍추선(남해)이 선출되었다. 우연하게도 선출자 전부가 ‘홍’씨라 홍씨트리오란 말에 총회장은 웃음바다로 행복하고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총회 후 저녁식사는 거제의 해산물과 자연산 회를 맛있게 먹으며 지난 추억과 새로운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실내는 우정과 열정의 도가니로 가득 차 있었다, 그리고 열린 무도회는 어릴 적 수줍고 순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남학생도 여학생도 없는 말 그대로 열정과 정열 그 자체였다.
정말로 우리는 하나였다. 밤은 깊어 아쉬움 가득한 우정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재잘 그림을 자장가 삼아 우린 그렇게 밤을 추억으로 덮어갔다. 4월1일 봄 향기와 산새들의 울음소리에 잠을 깨고 도다리 쑥국에 아침을 먹고 거제 도장포 선착장에서 외도행 유람선을 기다리는 동안에 평조 친구가 쏘아 올린 조크는 가히 압권이었다.
숙소 315호에 잔 사람 누구야? 315호에 불났다고 전화 왔다는 말에 유람선을 기다리던 우린 전부 다 얼음으로 변해 버렸다.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르고, “오늘이 만우절이란다. 하하하” 우리는 웃을 뿐이다. 그렇게 유람선에 승선을 하고 해금강을 경유해서 동양의 파라다이스라고 하는 외도에 도착해서 우린 또 그렇게 46년 만의 추억할 소풍을 즐기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남은 아름다운 삶과 2년 후의 재회를 약속하며 남해로, 부산으로, 서울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올해 환갑인 친구는 다시 한 번 축하한다. 오래오래 살자. 친구야 사랑한다! 난령 30회, 파이팅!
(김일석 회장 자료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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